미국 CDC의 아메바성 뇌수막염 발생 경로 (자료=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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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국내에서도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 및 실험동물 감염 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이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생활아메바의 일종으로 사람에게 감염되는 유일한 Naegleria 종류다.
질병관리청은 26일 해외 체류 후 귀국한 뇌수막염 사망자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례는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했다가 귀국 후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구토 및 목경직 등 뇌수막염 증상으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했다.
질병청이 국내 사망자의 원인병원체 검사를 실시했으며, 아메바성 뇌염 원인 병원체인 3종류의 아메바 원충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검출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질병청은 "유전자 검출 및 서열 일치도가 높은 것을 근거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1937년 미국 버지니아 감염자 조직에서 세계 최초사례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사례는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므로,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해 임상에서의 인식이 중요하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 정도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관찰되고 시간이 경과하면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 및 경부경직이 발생하고 혼수에 이르거나 사망한다.
임상진단법은 뇌척수액 및 뇌조직에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아메바를 관찰하거나 실험실 배양에 의존하므로 진단이나 치료가 지연된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는 암포테리신 B, 아지트로마이신, 프루코나졸, 밀테포신 등을 이용한 복합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 여행 시,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주실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