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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는 가족, 아이 천식 걸려도 못 버려” ...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수종 교수

현대건강신문 2024. 3. 20. 13:30
 

“개·고양이는 가족, 아이 천식 걸려도 못 버려”

서울아산병원 홍수종 교수, ‘환경과 소아 천식’ 관계 연구 소개

“임신 중기 미세먼지 노출, 태아 천식 발병 영향”

“중기 태아 장기 형성, 미세먼지 접촉 피해야”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치료 어려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어린이 천식 치료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수종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환경재단 소아천식 지원 사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홍수종 교수는 대표적인 환경 위해 요인인 ‘미세먼지’와 소아 천식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데 발표 대부분을 할애했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물질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호흡기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홍수종 교수는 “미국에서 미세먼지 영향이 많을수록 어린이의 폐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발칵 뒤집혔다”며 “도시에 자동차 이동을 제한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니 어린이들의 폐 기능이 좋아졌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이라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연구진이 집과 도로의 간격과 천식·기관지과민성을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집에서 도로까지 50m 미만인 경우 천식과 기관지과민성이 발생한 경우가 각각 △20.7% △7.3%로, 200m 이상인 경우 보다 △6.5% △3.2% 높았다.

홍 교수는 “우리 몸에 좋지 않는 게 들어오면 면역세포를 자극하며 염증을 일으킨다”며 “혈액을 통해 엄마가 마신 미세먼지가 태아에게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소아천식 지원 사업 조사’ 결과, 임신 여성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태아의 천식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시작부터 신생아가 태어난 뒤 4살까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기관지과민성’이 증가했고 이는 천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홍 교수는 “임신 중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천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는데, 이 시기 (미세먼지 노출은)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며 “조직과 세포까지 영향을 주는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폐포를 통해서 유해물질이 혈액으로 넘어가, 엄마의 태반을 통해서 아이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 중기에 태아의 장기 발생이 이뤄져 천식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신 중기에 기관지와 폐포 부분이 만들져, 임신 중기 산모는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기는 임신 14주부터 27주 사이를 말한다.

미세먼지가 임산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쉽지 않다.

홍 교수는 미세먼지가 높을 경우 △임산부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에는 필터링이 되는 마스크를 착용 △필요시, 실내 공기청정기 사용·적절한 환기·공기정화 식물 키움 △귀가 후 잘 씻기 △신선한 과일·야채 등 항산화 식품, 물 충분히 섭취 등을 당부했다.

발표 이후 <현대건강신문>과 만난 홍 교수는 애완동물로 인한 천식 유발에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단독주택에서 개·고양이를 키워 바깥으로 나갔다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파트에서 (개·고양이를) 키워 실내에 (털 등 오염원) 농도가 높다”며 “아이들이 계속 반응을 일으켜, 천식 약을 써도 안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완동물의 인식 변화도 치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힌 홍 교수는 “10년 전에는 아이에게 나빠서, 고양이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 아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애완동물도)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못 버린다”며 “결혼 이전에 키우던 애완동물도 많아서 아이 출생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