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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은 집행조직, 실험실 아니다” ... 김덕수 전 건보공단 기획이사, 이사장직 출사표

현대건강신문 2023. 4. 26. 10:01
 
 

“건강보험공단은 집행조직, 실험실 아니다”

김덕수 전 건보공단 기획이사, 이사장 직 공모에 출사표 내

“건보공단 정책결정기관 아닌 현장조직, 조직 관리 능력 중요”

“국민 눈높이 맞춘 서비스 제공 위해, 조직 개편 절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 있었다. 퇴직하는 임원이 내부 게시판에 남긴 글에 수십 명의 임직원들이 퇴직 임원에게 ‘응원 문자’를 보낸 일이다.

그렇게 문자 응원을 받고 퇴직했던 임원인 김덕수 전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가 최근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지원을 한 이유를 밝힌 제안서에는 외부에서 임명된 그 동안의 이사장에서 볼 수 없었던 간강보험이 처한 위치에 대한 설명과 대안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덕수 전 이사는 건보공단이 새로운 재도약을 하기 위해, 1만6천명에 달하는 거대조직을 관리하고 부당한 정치적 간섭과 외압에도 건강보험 제도를 지킬 수 있는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수십 년 간 건보공단에서 몸담았던 임원의 경험이 묻어난 제안서를 보고 <현대건강신문>은 김덕수 전 이사와 통화를 했다. 왜 지금이 건보공단 내부에서 이사장이 선출될 때라고 보는지 물었다.

Q.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이유가 뭔가?

A. 건보공단은 실질적으로 정책 결정 조직이 아니라 집행 조직인데, 지금까지 보면, 정책하는 분들이 와서 조직을 하나의 실험도구로 삼았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정책들이 시행되지 않으며 조직은 피로감만 느끼고 있었다.

실제 현장조직은 고객 서비스에 역점을 둬야 하는데, 본부는 테스트 베드(Test Bed, 새로운 서비스의 효과를 시험) 역할을 하다 보니 지사와 완전히 다른 조직이 되면서 지사의 서비스가 국민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Q. 제안서에 ‘이사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했다

A. 건보공단은 집행조직으로 이사장 지시에 의해 대부분이 가고 멈춘다.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건보공단 내 원가계산, 보험급여, 재무회계 등 전문성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조직내 MZ세대 비율이 60%에 육박하고 여성 직원 비중이 커지는 등 인력구조도 바뀌고 있어 경영개선, 조직효율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지속적인 설득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이전 이사장들은 본인 재임 시기에 이런 조직효율화를 진행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 진행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선례를 볼 때에도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Q. 이사장직 공모 소식에 의견이 분분하다.

A. (건보공단) 후배들에게 부담 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것도 들었다. 건보공단이 생긴지 23년이고 건강보험 역사가 40년이다. 이제는 조직 내에서 이사장이 나올 시기라고 본다.

(건보공단) 인재개발원장을 할 때 신입직원들에게 꿈을 물으니 ‘팀장, 실장’이라고 했다. 20년이 넘은 조직에서 수장이 되겠다는 구성원이 없는 조직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나도 이사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주고 싶었다.

김덕수 전 기획이사는 이사장 공모 제안서에서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고 조직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는 보건의료 전문가이자 현장 조직 전문가”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