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사 이직 예방 위해 ‘약물관리’ 병원 정책 기준에 반영해야” ... 한국병원약사회 추계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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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근 병원 약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업무 강도나 직업 만족도 저하, 보상 부적절 등으로 이직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높은 이직률은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정책적 지원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국병원약사회는 23일 ‘2024 병원약사대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날 유윤미 연세대 약대 교수는 ‘병원약사 이직감소 및 인재유지 정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재직 중인 병원약사 700명과 퇴직한 약사 20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재직약사의 40.0%(280명)이 이직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이상 3년 미만’ 연차가 35.2%로 이직 의사가 가장 높았으며, 1년 미만도 33.0%로 3년 미만 연차에서 높은 이직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재직약사에서 이직의도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직저위험군 대비 이직고위험군 및 일치하는 영향요인은 보상부적절, 조직체계, 직무요구, 직무자율, 직장 문화 등이었으며, 보상부적절, 직무자율성 등의 요인이 가장 큰 직무스트레스로 나타났다.
병원약사의 근무연수별 연봉을 확인한 결과 1년 미만 5~6천만 원, 1~3년 5~7천만 원, 3~10년 6~7천만 원, 10~20년 7~9천만 원, 20년 이상 8천만 원 이상이었다. 지역약국 등 다른 기관 약사의 연봉과 비교 시 불만족도가 높은 구간은 7천만 원 미만에 대해서는 90% 이상이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직약사 700명 중 55.9%(391명)이 업무조정에 따라 이직의사도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업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군은 일반조제업무에서는 3년이상 근무약사가 많았으며, 특수조제, 임상약제, 약품관리, 약무행정 및 교육업무 등 일반조제 외 업무에서는 3년 미만 근무약사가 많았다. 업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약사에서 희망업무를 분석한 결과 특수조제업무 담당약사의 71.3%, 약품관리업무 담당약사의 68.6%가 다른 업무로 변경을 희망했다.
또한 전체 약사 906명 중 74.1%가 경력에 따른 직급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의료기관 종별 및 근무연수에 상관없이 모든 군에서 최소 60%이상이었으며, 특히 10~20년 연차에서 직급체계 개선 요구도가 83.2%로 높았다.
주요 이직의도 영향요인 중에는 시간외근무도 있었다. 월 16시간 초과 시간외근무자는 전체 약사 906명 중 30.1%,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1~10년 연차는 44.6%가 해당됐다. 시간외근무 불만족 빈도에 대해서는 906명 중 53.9%가 시간외근문에 불만족했으며,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1~10년 연차의 65% 이상이 불만족했다. 기피하는 시간외근무는 주말 또는 휴일근무가 62.5%, 야간 당직이 20.5%였다.
유윤미 교수는 병원약사 이직 예방을 위한 중재방안으로 △신규업무의 확대 및 업무다변화 △인력 확보 △부서 업무 로테이션 및 역량 기반 배치 △시간외 근무 부담완화 및 보상 다양화 등을 꼽았다.
유 교수는 “의료기관인증 주요항목인 ‘약물관리’를 병원 정책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며 “또 약사 임상업무에 대한 수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적정 인력 화보가 직무요구 및 직무자율 개선에 필수 조건인 만큼 인력 확보를 위해서 정규직 외에도 야간/주말 전담 약사 등 채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현행 약사 인력 기준의 재평가를 통해 처방 및 병상 기준은 조제 중심의 기준으로 조제 외 약사업무 확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 교수는 “시간외근무 부담이 주요한 이직요인임을 고려할 때 적정인력 확보를 통한 감소 노력이 시급하다”며 “시간외근무에 대해 신간외 수당과 평일 보상휴가 등 다양한 보상 방식을 적용해야한다. 저연차 약사들이 불리하게 느낄 수 있는 보상 구조의 개선 등을 통해 보상 적절성과 업무 자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신규업무 확장 지원, △필수 역량 분석 및 표준자료 제공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또 병원약사 인재유지 안정화를 위해 급여 및 업무 표준가이드 연구 개발과, 이직고위험군에 대한 효과적인 이직 방지 전략 수립을 위한 후속 연구, 미래 세대의 특성 파악 및 병원약사 비전 재정립을 위한 질적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