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싱가포르에 온 한국 만성 콩팥병환자 복막투석 몰라 놀랐다” ... 혈액투석 보다 비용-시간 절약

현대건강신문 2023. 8. 9. 17:59
 

 

포럼을 위한 방한한 미국 관계자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메디케어에 가입돼 있어 치료 접근성이 좋지만 금융위기로 국가적인 경제 부담이 크다”며 “미국에서 만성신부전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3,700만명으로 이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소개했다.

“싱가포르에 온 한국 만성 콩팥병환자 복막투석 몰라”

싱가포르 탄톡센병원 애드리안뉴 박사 밝혀

“당뇨 증가율 세계 1위, 혈액투석 너무 많다”

“비싼 투석치료 집중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아”

“세계 표준이 재택 치료, 한국 재택 투석 잘 몰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당뇨 환자가 증가 속도가 세계 1위로, 당뇨와 밀접한 만성콩팥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비용과 환자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혈액투석에서 가정복막투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4월 대한신장학회 학술대회에서 열린 정책 포럼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는 가정복막투석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복막투석은 신장 기능이 없는 만성콩팥병(신부전) 환자가 몸 안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하는 투석의 일종으로, 투석액 교환 과정을 1일 2~4회 반복함으로써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투석법이다. 복막투석은 한 회당 25~40분이 소요돼, 한 회당 4시간이 소용되는 혈액투석에 비해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김영균 교수는 “우리나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혈액투석의 비중이 커지고 복막투석이 감소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봐도 태국 다음으로 (혈액투석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당뇨 증가율이 1위로 만성콩팥병 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사회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고령화하며 입원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75세 이상 등 나이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만성콩팥병 환자 중에서도 당뇨환자와 비당뇨환자 간 사망률 차이를 공개한 김 교수는 “당뇨 환자가 복막투석 시 (사망률이) 높고, 비당뇨환자가 복막투석을 할 경우 (사망률이) 제일 낮다”며 “당뇨환자와 비당뇨환자 간의 사망률이 비슷하지만 당뇨가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복막투석은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환자 사망률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정책 포럼에서 발표한 해외 전문가들은 가정복막투석이 세계적 표준치료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한국도 가정복막투석을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싱가포르 탄톡센(TanTockSeng)병원 애드리안뉴(Adrian Liew) 박사는 “당뇨 유병률은 2045년까지 증가해, 6억3천만 명이 당뇨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당뇨는 신장과 밀접해 당뇨로 인한 말기 콩팥병질환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팥병환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장기간 치료받기 위한 사회적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애드리안뉴 박사는 “경제적인 이유로 투석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신장이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비가 비싼 혈액투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성콩팥병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가정복막투석이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라며 “코로나19로 봉쇄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정복막투석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가정복막투석은 만성콩팥병 환자가 각자 가정에서 전용 인공신장기를 두고 스스로 투석을 하는 방법으로, 의료비나 병원통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병원 내 감염도 줄일 수 있어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애드리안뉴 박사는 “코로나19 시기 발표된 논문을 보면 복막투석 환자에게서 (코로나19) 감염이 없었다”며 “하지만 저소득 국가 환자들은 병원으로 갈 수 없어 혈액투석을 받지 못해 사망률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혈액투석이 활발한 우리나라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애드라안뉴 박사는 “혈액투석은 수익 때문에 하는 경우가 있다”며 “싱가포르에 온 한국 (만성콩팥병) 환자가 복막투석을 몰라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은 가정복막투석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장건강개선을 위한 행정명령(AAKHI)를 발동하기도 했다.

포럼을 위한 방한한 미국 관계자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메디케어에 가입돼 있어 치료 접근성이 좋지만 금융위기로 국가적인 경제 부담이 크다”며 “미국에서 만성신부전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3,700만명으로 이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도 이런 이유로 AAKHI를 발동해 정책 차원에서 가정복막투석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미국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물리적인 센터를 만들어, 병원 내 투석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시설에서 투석을 많이 할수록 수익이 늘어나 가정복막투석을 늘릴 이유가 없다”며 “이것이 헬스케어 전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가정복막투석에 대해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균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급증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조기에 잘 발견하고 관리하지 못한 저희(신장내과 전문의)도 반성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전체 만성콩팥병 환자 중 4.4%만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세계 트렌드가 재택치료로 가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간다”며 “만성콩팥병 환자를 줄이고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해 재택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