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구급차·피 흐르는 구급차, 가자 참상 말해줘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가자에서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
구겨진 구급차·피 흐르는 구급차, 가자 참상 말해줘
전쟁 중인 가자 응급구조사 촬영한 살라우·유세프 기자 방한
팔레스타인 2백만 명 중 절반이 ‘어린이·청소년’
“고아 2만명, 신생아 2백여 명 태어나자마자 살해당해”
유세프 “지속되는 제노사이드, 국제 사회 방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 400일 이상 제노사이드(인종 청소)가 이어지며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2백만 명 중 고아가 2만 명이 발생했고 태어나자마자 살해당한 신생아가 2백여 명이 넘는다” (유세프 함마쉬 영국 채널 4 기자)
지난해 10월 7일 시작돼 400일 이상 이어진 전쟁으로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폭격으로 인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가자지구에는 팔레스타인 2백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살기 위해 5~10차례 거주지를 옮기며 살아가고 있지만 다가올 겨울에는 기아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은 지난 11일 서울 통의동 참여연대에서 ‘2024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수상한 가자지구 출신 △살라우 알 하우 알 자지라 기자 △유세프 함마쉬 영국 채널 4 기자를 초청해 ‘가자에서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 개최했다.
이들은 다큐 ‘가자의 응급구조대’라는 영상을 만들어 전 세계에 알리며 가자의 전쟁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살라우 알 하우 알 자지라 기자가 만든 응급구조대의 하루를 담은 영상은 참혹함 자체였다.
폭격으로 무너진 잔해에서 죽거나 다친 어린이들을 구조한 응급구조대는 살아남은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부상자들을 구급차에 옮겨 병원으로 옮겼다.
구급차 앞좌석에 탄 부상당한 어린이는 파편에 팔과 등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지혈을 하며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구조대는 구급차에 남은 피를 닦지도 못하고 또 다시 폭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현장을 찾았다.
살라우 씨는 “응급구조사들의 가족들도 피난을 떠났고 죽거나 다친 가족들이 있었다”며 “가자 북쪽에 있던 가족이 모두 사망한 구조사들도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유세프 함마쉬 영국 채널 4 기자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 전쟁으로 인해 △사망 4만여명 △실종 1만여명 △태어난 직후 사망한 신생아 280여 명이라고 밝혔다.
북부 난민 캠프에서 자란 유세프 씨는 영국 채널4에 가자지구에 일어나는 일을 시리즈로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유세프 씨는 이번 전쟁을 ‘제노사이드(인종 청소)’라고 단언하며 “400일 이상 계속되는 제노사이드를 국제사회가 방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의 폭격은 인류가 한 번도 본적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유세프 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폭격 잔해 속에 구겨져 버린 구급차를 볼 수 있었는데, 영상에 등장한 젊은 여성은 며칠 전만 해도 걸어다니던 거리가 이렇게 변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식량 △의약품 등의 공급이 차단되며 오는 12월부터 1월 사이에 집단 아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전에도 가자에는 500~600여대의 유엔구호 트럭이 들어왔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구호트럭이 차단되며 가자 주민들은 말 그대로 ‘아사’ 상태에 직면했다.
유세프 씨는 “전쟁 이후 가자 북부 주민들이 남부로 이동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곳도 안전하지 않아 계속 이동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난민단체 등 세계 구호단체들이 가자에 구호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아 피란민들이 아사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음식 없이 살며 사료를 먹고 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사료조차 떨어졌다”며 “유엔 구호 물자 공급을 막으면 굶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개했다.
이들은 다큐 ‘가자의 응급구조대’ 취재 기자 중 사망자도 있다고 밝혔다.
살라우 씨는 “응급구조대 취재는 하루 동안 이뤄졌는데 정말 많은 상황에 직면했다”며 “전쟁 중에 아들이 태어난 기자 마루완은 로켓을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세프 씨도 “기자들도 폭격 위험에 처해있는 것은 가자 주민들과 다르지 않다”며 “언론인으로 전쟁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팔레스타인에 있는 주민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국회 사회가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