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RSV 감염증,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다시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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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플루엔자(독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 겨울철 호흡기감염병 환자들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양성자도 증가하면서 호흡기감염병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질병관리청장 주재로 시도 보건 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유행 중인 주요 호흡기 감염병 발생 현황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수행하는 의원급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 12월 5주에 외래환자는 1,000명당 49.9명으로 최고점(61.3명) 이후 감소하였다가 다시 반등하였으며, 여전히 7~18세 학생 연령층에서 높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
의사환자 수는 12월 2주 61.3명에서 3주 54.1명, 4주 43.3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5주 49.9명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독감은 발열, 두통, 근육통과 같은 전신증상으로 먼저 나타난다. 이후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이 타는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안구통이 심해 눈물이 흐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9월 이후 독감 유행주의보가 해제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는 12월 5주 입원환자가 187명으로 지난 주의 213명 대비 12.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 같은 기간의 약 47%로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1~12세 유아 및 학령기 아동이 전체 입원환자의 68.4%로 주로 발생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 성질을 띠며 3~7년 주기로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 유행하는데, 일반 감기와 달리 고열과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더욱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실내 환기 등 개인 위생관리와 철저한 안전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의 경우 12월 5주 입원환자가 450명으로 최근 4주간 약 1.6배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0~6세 영유아가 69.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RSV 감염증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 감염증으로 감염자와의 접촉 및 호흡기 비말, 분비물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평균 5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콧물, 기침, 가래, 인후통 증상이 나타나며 천명, 구토, 코막힘, 쉰 목소리도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주로 상기도 감염으로 감기 정도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영유아에서는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 감염으로 나타나 심한 경우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와 어르신을 돌보는 보호자들의 개인 방역이 중요하다.
12세 이하 어린이에서 주로 발생하는 백일해 환자도 최근 4주간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2급 법정 호흡기 감염병이다. 백일해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 기침 및 재채기 등에 의한 호흡기 전파로 감염된다. 잠복기는 4~21일이며, 감염 초기 전염력이 높고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발현된 경우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으로는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는 것이 주특징이며 콧물, 구토, 결막염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호흡기감염병 유행이 계속되자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호흡기감염병 의원급 표본감시 기관을 확대해 유행 상황에 대한 감시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불응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에 대한 항생제 사용범위를 확대하는 고시를 개정했고, 식약처와 주요 호흡기 감염병의 발생 현황과 항생제 수급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등 관련 학회와 마이코플라스마 관련 치료 지침 개정 작업을 진행 중으로 1차 T/F회의 착수해 1월 중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유행하지 않았던 다른 호흡기 감염병이 이례적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특히 인플루엔자는 연중 유행을 하고 있고, 작년 12월 최근 5년 대비 최고 수준에 도달하여 최근 다시 반등하는 등 겨울철 유행 확산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지자체의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예방 및 확산 억제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양성자가 전주 4,642명에서 5,257명으로 13% 증가했고, 최근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을 포함한 고위험군에서의 코로나19 신규백신 접종을 재차 당부했다.
현재 접종에 활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유행 변이인 HK.3(52.0%)과 7주 연속 검출률 증가세인 JN.1(10.8%)에도 높은 중화항체 생성률을 보여 효과가 충분히 발현되는 것이 임상자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은 가족 모임 등 집단 활동이 잦은 설 명절 전, 고위험군의 “설명절 집중접종기간”을 운영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영미 청장은 “가족과 친지의 모임이 빈번한 설 명절에 대비하여 65세 이상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미리 접종에 참여해 코로나19로부터 중증·사망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라며,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주변에서도 관심을 갖고 접종을 독려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