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내성 위험 ‘경고등’...순수 톡신 사용 중요 ... ASCEND 글로벌 합의안 발표

|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국제 다학제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 위원회(ASCEND)’가 지난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보툴리눔 톡신 내성 탐구: 새로운 인사이트와 시사점’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ASCEND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 위험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22년 국제미용성형학회(IMCAS Asia 2022)에서 ‘보툴리눔 톡신 내성의 최신경향에 대한 국제 다학제적 검토 및 합의’에 대한 첫번째 논문을 발표하고 의료진들에게 보툴리눔 톡신의 잠재적 내성 위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보툴리눔톡신 내성 문제 해결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니브 코도프(Niamh Corduff) 박사(코스메틱 리파인머트클리닉 성형외과 전문의)는 보톨리리눔톡신에 내성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도프 박사는 "보툴리눔톡신은 미용 분야뿐만 아니라 치료 응용 분야에서도 많이 사용된다"며 "뇌졸중 환자에서도 보툴리눔톡신 치료를 받게 되는데, 만약 내성이 생긴 환자라면 굉장히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더 이상 보툴리눔 톡신을 주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용량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름 개선 등 미용의 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의 경우 사용량 자체가 적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용횟수가 늘어나고, 기간이 길어지면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코도프 박사는 "보툴리눔 톡신 치료를 위해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경우 한 병원이나 한 의사에게 가지 않고, 여러 병원을 다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이 환자가 얼마나 많은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 내성이 생기기 딱 좋은 환자"라며 "특히 주름 개선 이외에 편두통, 어깨 통증, 종아리 볼륨을 줄이는데에는 굉장히 고용량이 필요하다. 환자들이 어떤 치료들을 받고 있는지 다 확인하지 못할 경우 내성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성이 발생해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우선 용량을 늘리고, 주사 간격을 넓혀야 한다. 또 의료 시술 전문가들은 환자가 어떤 치료를 어떻게 받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확인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ASCEND 기자간담회에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성형외과, 피부과, 면역학, 의료 윤리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보툴리눔 톡신 내성 및 안전성에 대한 논문 ‘에스테틱 소비자와 의료진을 위한 보툴리눔 톡신 A형 내성 발생의 시사점: ASCEND 다학제 패널의 인사이트’와 함께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을 위한 두 번째 글로벌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ASCEND 패널들은 보툴리눔 톡신 내성 관련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의료진 및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미용 및 치료용 톡신 사용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둘러싼 윤리적 고려 사항을 논의했다.
2024년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n=2,588) 중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효과 감소를 경험한 비율은 81%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8년 69%, 2021년 79%에서 증가한 수치로, 보툴리눔 톡신 효과 감소가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인 만큼, 국내외에서 보툴리눔 톡신 내성 의심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약 50%가 보툴리눔 톡신 치료 효과 감소의 잠재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는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66%는 시술 용량을 늘리거나 불순물이 함유된 제품으로 치료를 계속하거나 시술 간격을 단축하는 등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패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간담회에서 좌장을 맡은 니브 코도프 박사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고용량 혹은 짧은 주기로 시술을 받는 등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발생하고 시술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순수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 옵션이 제공되는 상황에서 제품별 차이점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면역원성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있어 고도로 정제된 톡신 제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이날 토론에서 ASCEND 패널들은 의료진의 명확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자들이 보툴리눔 톡신 내성 원인 및 잠재적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압구정오라클피부과 박제영 대표원장은 “최근 한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의 고용량 · 다빈도 시술이 늘어나고 있어 내성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와의 체계적인 상담을 통해 시술 이력·목적 등을 자세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내성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시술 옵션을 안내해야 한다.”며 “내성을 예방함으로써 환자들은 장기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이는 톡신이 미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ASCEND는 피부과, 성형외과, 면역학 및 의료윤리 분야 등의 국제 다학제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 위원회(Aesthetic Council for Ethical use of Neurotoxin Delivery, ASCEND)’로, 보툴리눔 톡신 내성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자 이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비자 조사는 2024년 6월부터 8월까지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한국, 대만, 태국 등 9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소비자 2,5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의료진 대상 설문조사는 2024년 8월부터 9월까지 진행되었으며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폴, 한국, 대만, 태국 등 8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242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