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교수 발표 후폭풍...박단 “교수라 불릴 자격 없어”, 환자단체 “환영”

이들 교수는 길어지는 전공의 휴직과 의대생 휴학으로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여러분은 피해자라고 말하는데 손해를 보고 있을지언정, 진정한 피해자는 아니”라며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교수 발표 후폭풍...박단 “교수라 불릴 자격 없어”, 환자단체 “환영”
서울대의대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 “이제 결단 내려야”
박단 전공의 비대위원장 “응급실 술기 간호사에게 배우지 않아”
중증질환연합회 “제자 위해 스승 면모 보여 환영”
보건노조 박민숙 부위원장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발표한 입장문으로 인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공의 대표는 ‘교수라 불릴 자격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환자단체는 스승의 면모를 보였다며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대의대 소속 하은진(신경외과), 오주환(국제보건정책), 한세원(혈액종양내과), 강희경(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5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 교수는 입장문을 통해 1년 이상 휴직과 휴학을 이어가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며 “이런 투쟁 방식에 계속 동조할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병원과 의대로 복귀할 것을 당부했다.
이들 교수는 길어지는 전공의 휴직과 의대생 휴학으로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여러분은 피해자라고 말하는데 손해를 보고 있을지언정, 진정한 피해자는 아니”라며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라고 밝혔다.
이후 전공의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분들께’라는 반박문을 공개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응급실에서의 술기를 간호사와 응급 구조사에게 배우지 않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서 책과 영상을 보며 혼자 공부했다”며 “기도 삽관, 중심 정맥관 삽관 등의 응급 처치, 절개와 배농, 동맥혈 채혈, 골수 천자, 복수 천자 등의 술기는 응급 구조사와 간호사가 하던 일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학병원의 문제를 지적한 박 비대위원장은 “대학 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과 그에 따른 책임이 위계적으로전가된다는 것”이라며 “교수는 이를 바로 잡기는커녕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신규 간호사를 착취하고 있고 환자를 볼모로 착취를 정당화하지 않길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반면 환자단체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은 ‘환영’, ‘마지막 기회’라고 서울대의대 교수의 입장문에 공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중증질환연합회)는 18일 성명를 내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환자들은 전공의 집단이탈로 발생한 의료대란을 몸소 겪으며 공포 속에 견디며 살았다”며 “제자를 위해 참스승의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들의 발표 이후 중증질환연합회에는 △어려워진 여건으로 현장을 지키는 것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남아주길 소망하며, 부탁드리며 힘내길 바란다. △이 어려운 시기에 아픈 환자 곁에 남는 결정을 해준 여러분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텨 나갈 수 있는 것 같다. △전국의 많은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많은데 담당 샘들이 안계셔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인데 선생님께서 힘든 현장에서 환우들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시고 수고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등에 암 환자들의 편지가 이어졌다.
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대표는 “현장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는 소수의 전공의들을 응원한다”며 “우리의 당부는 전날 강경한 입장을 밝힌 의대교수들이 내부에서 공격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참스승으로 고민이 묻어나 있어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이 고민을 받아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금이라도 학교와 환자 곁으로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이번이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복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