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 한국 상륙, 처방 대상 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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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경도인지장애,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위한 신약 '레켐비(레카네맙)'가 한국에 상륙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켐비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여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독성이 강한 가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protofibrils)와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fibrils)에 결합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감소시키는 특징을 가졌으며, 원인 물질을 제거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 및 안전성을 인정받아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추정되며,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에, 5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전체 치매 중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6일 초기 알츠하이병 치료를 위한 신약 레켐비의 처방을 시작한다며, 레켐비에 대해 소개했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이상단백질을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춘다"며 "국제 임상시험 결과, 약 68%의 환자에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드 베타 이상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켐비의 한계도 명확하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약물 투여 환자들의 질병 진행이 27% 감소했으나, 호전이나 완치가 아닌 진행 억제를 목표로하는 약제"라며 "또한 약물 사용 시 주입관련 이상반응이나 일부 환자에서 뇌부종/뇌출혈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대 3,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1년 사용 약값은 레켐비 사용 확대의 또 다른 장애물이다. 중증 치매 환자의 질환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고 초기 치매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데 연간 3,000만원에 이르는 약값은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
레켐비의 적용 대상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부터 초기 치매 단계의 환자다. 치료 전 인지기능 검사, MRI 검사, PET나 뇌척수액을 통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검사, APOE 유전자형 검사를 통해 적합성 평가 후 투약 여부가 결정된다.
약물은 2주마다 정맥 주사 형태로 투여되며, 치료 기간은 총 18개월이다. 질환의 특성상 완치보다는 진행 억제를 목표로 하며, 투여 후 뇌부종 및 뇌출혈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임재성 교수는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큰 전환점을 제시하는 치료제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의 안전과 치료 효과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알츠하이머병 관리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