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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너무 더웠다…‘벌써 열대야’

현대건강신문 2025. 7. 2. 08:08

 



기상청 “고온다습한 남서풍 유입, 기온 내려가지 않아”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 기록…서울·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 ‘열대야’

당뇨 등 만성질환자, 체온 조절 쉽지 않고 탈수 위험

“한낮 외출 삼가고, 수분 자주 섭취해야”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올여름 첫 열대야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났다. 기상청은 2일 오전 발표를 통해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1일 밤부터 2일 아침 사이 이 조건을 충족한 지역은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전국 대부분에 이른다.

지역별 최저기온은 다음과 같다. 서울이 26.8도를 기록했고, 인천(25.5도), 수원(25.1도), 파주(25.0도) 등 수도권 전역에서 열대야가 관측됐다. 강원도 강릉은 무려 30.3도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더운 밤을 보냈다. 그 외 동해(26.4도), 속초(26.2도), 철원(25.0도) 등도 열대야 기준을 넘겼다.

충청권에서는 청주가 26.7도, 대전과 보령은 각각 25.0도, 26.1도로 기록됐고, 전라권도 목포와 고창이 25.7도, 광주 25.3도, 전주 25.4도 등으로 뒤를 이었다.

경상권은 포항 28.2도, 대구 26.9도, 울진 26.8도, 울산 26.0도, 부산 25.9도로 나타났으며, 제주도 역시 서귀포 26.4도, 제주 25.6도, 성산과 고산이 각각 25.0도로 열대야 기준을 넘겼다.

한편,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체감온도가 33도 안팎, 일부 지역은 35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 관리와 온열 질환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기온이 오르면 체감온도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폭염 영향 예보와 관련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더위가 누그러질 수 있지만, 이후 다시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져 더위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초부터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신체 리듬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의 경우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고, 탈수 증상이 동반되면서 각종 신체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사례가 많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망막 합병증, 백내장 등 안구 질환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햇볕이 강한 시간대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수정체를 보호해야 한다. 여름철 발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데, 당뇨 환자의 발은 가벼운 상처도 잘 낫지 않고 궤양으로 이어져 심한 경우 발을 절단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더위 때문에 맨발로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심장질환 환자도 여름철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을 보충하지 못하면 탈수가 오고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빠르게 뛰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맥박 수가 증가하며 부정맥 발생 위험도 커진다.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와 협심증,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아침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시간대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몸이 긴장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고온다습한 아침보다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저녁 시간 운동을 권장한다. 운동 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물로 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삼가는 것이 좋다. 더운 날씨에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심장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33~36도 정도의 미온수로 샤워하는 것이 심장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보통 뇌졸중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7~8월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7월과 8월의 뇌졸중 환자 수는 총 40만 5,320명으로, 1월과 12월을 합친 40만 382명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이해리 전문의는 “여름철 뇌졸중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은 높은 기온이다.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류 속도가 느려지고,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의는 이어 “장시간 더위에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도 세포 손상으로 효소 변성과 세포막 파괴가 일어나 단백질 합성 장애와 열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에 부담을 주는 등 다양한 신체 이상 징후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만성질환자들은 한낮 외출을 삼가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등 폭염에 대비한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