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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항생제' 사용량 너무 많아...사용관리 방안 필요

현대건강신문 2024. 4. 25. 11:00
 
 

  • 질병관리청, 국내 요양병원 항생제 사용 실태 및 사용관리 인식도 조사 결과 발표
  • 코로나19 시기 전체 항생제 사용량 증가, 처방 적정성은 낮아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항생제 내성균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요양병원들의 경우 전체 입원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항생제가 처방되는 등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 실태 및 사용관리 인식도·요구도'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거나 번식을 억제해 감염치료와 예방에 사용하는 약물로, 반드시 필요한 약이다. 그러나 세균들이 항생제에 맞서 진화하면서 항생제 과다 사용 및 오남용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일명 슈퍼 박테리아인 '다제내성균'까지 출몰하면서 항생제 관리는 더욱 중요해졌다.

질병청은 △전국 요양병원의 최근 3년간 항생제 사용량과 사용 유형의 변화 △20개 요양병원 대상 항생제 처방 적정성 △요양병원 의사들의 항생제 사용 인식과 항생제 사용관리 요구도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국내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처방 적정성이 낮고, 항생제 사용관리의 요구도는 높아 요양병원 항생제 관리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 청구 자료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전국 의료기관 종별 환자당 항생제 사용량은 요양병원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전국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55.8%가 항생제를 사용하였고, 항생제 사용환자의 85.4%가 65세 이상이었다. 또, 2020년 대비 2022년의 항생제 사용량은 28.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요양병원의 환자군에 따른 항생제 사용량은 일상생활 능력이 저하된 의료최고도 환자가 가장 많았고, 모든 환자군에서 매년 증가했다.

전국 요양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계통별 항생제는 퀴놀론과 3세대 세팔로스포린 및 페니실린이었고, 2020년 대비 2022년 증가율은 카바페넴이 78.6%로 가장 높았다.

또한, 2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항생제 투여 경로의 적절성, 투여 용량의 적절성 및 항생제 종류의 적절성에 대해 평가한 결과 96.6%가 감염증 치료를 위해 처방되었으며, 감염증 치료 목적으로 처방된 항생제에 대한 처방 적정성은 35.2%로 나타났다.

항생제 처방의 부적합 사유로는 주로 항생제의 선택(38.0%)과 용량(43.9%)이 부적절한 경우로 밝혀졌으며, 조사결과 요양병원에서 항생제 처방 시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항생제 사용 지침의 부재가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대한요양병원협회 소속 전국 요양병원 의사 106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관리 인식도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항생제 처방은 47.2%가 혈액검사를 참고로 하였으며, 중단은 임상증상(76.4%)과 염증 수치(67.9%)의 호전 여부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처방 시 진료지침(46.6%)과 과거의 경험/지식(39.6%)을 참고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존 진료지침이 요양병원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고 80.7%가 응답했다.

항생제 내성률은 응답자의 76.4%가 일반병원에 비해 요양병원이 높은 것으로 인식했다.

요양병원에서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응답자의 88.6%가 항생제 사용관리 중재 활동이라고 대답하였으며, 항생제 적정사용 유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요양병원 맞춤형 감염질환 지침서 개발(84.9%) △적정 사용 활동에 대한 보상(85.8%)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관리 현황과 항생제 적정 사용 향상에 필요한 현장의 요구도를 파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하며,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요양병원의 항생제 처방 개선을 위해 다빈도 감염증에 대한 진단 및 항생제 처방 지침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