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우리나라 어쩌다 ‘성조숙증 천국’ 됐을까 ...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진수 위원장 “과잉 진단 심각”

현대건강신문 2023. 7. 19. 09:17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암을 치료해 유명해진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진수 위원장은 8~9세 아동에서 진행되는 성조숙증 치료가 ‘과잉 진료’라고 지적했다.

  •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진수 위원장 “과잉 진단 심각”
  • 9세 아동 5명 중 1명 성조숙증 치료
  • 12년 새 성조숙증 치료제 사용, 여아 16배, 남아 83배 늘어
  • “수익 창출 위한 의료기관 과다 진료 이유”

 

[현대건강신문=원주=박현진 기자] 9세 아동 5명 중 1명이 성조숙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성조숙증 치료제가 ‘키 크는 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부모들이 성조숙증 진단을 받기 시작했고, 의원·한의원에서 수익 창출 목적으로 ‘성조숙증 진단’을 시행하면서 성조숙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이진수 위원장(내과 전문의)은 18일 강원도 원주 심평원 본원에서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브리핑에서 △성조숙증 진료 △백내장 수술을 꼼꼼한 선별심사가 필요한 진료 항목으로 꼽았다.

 

성조숙증 진단 연령 기준은 △여아 8세 미만 △남아 9세 미만이다. 그런데 2005년 고시 개정으로 9세 미만까지 성조숙증 치료제 사용 시 1년간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가능해졌다.

 

이진수 위원장은 “약제 고시에 중추성사춘기조발증으로 진단 시 이 약(GnRH agonist 주사제)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연령 표시가 안 돼, 건강보험이 정해놓은 투여 시작 상한 연령까지 검사와 진단을 하며 (성조숙증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심평원에서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아동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여아는 16배 △남아는 83배 증가했다. 

 

이 위원장은 “내부 자료를 보면 8세 여야 16.8%가, 9세 여아는 20.0%가 성조숙증 치료를 받고 있다”며 “결국 8세 여아 6명 중 한 명이, 9세 여아 5명 중 한 명이 성조숙증 치료를 받으니, 우리나라가 ‘성조숙증 천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잉 진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의료기관의 진료가 과다하다”며 “적정 진료를 위해 ‘비정상의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성조숙증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자, 성조숙증 치료제 급여 고시에 성조숙증 진단 연령을 명시하는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는 “성조숙증 과잉진단과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기 위해 올해 선별집중 심사항목으로 선정해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조숙증 치료 대부분은 비급여로 진행돼, 건강보험 급여권을 주로 심사하는 심평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한계가 있다.

 

그는 “자료를 보면 급여권에 들어가 있는 것은 얼마 안된다”며 “제도적인 것보다도 국민 홍보를 통해 성조숙증 치료제가 키를 키우는 약이 아니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