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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 “아픔 가진 유족 서로 만나 살아갈 용기 내” ...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자살유족 회복캠프

현대건강신문 2024. 4. 25. 09:22
 
 

자살유가족 “아픔 가진 유족 서로 만나 살아갈 용기 내”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자살유족 회복캠프 열어

유가족 “절망적인 생각 하루하루 지옥과 같아”

“동료 유가족과 슬픔·아픔 등 깊은 이야기 나눠”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나의 슬픔과 아픔을 나눌 동료 유가족이 있다면 이제는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9, 20일 양일간 서울시자살예방예방센터 주최로 경기도 가평 켄싱턴리조트에서 ‘너와 함께 봄 - 함께 들어주고 어루만지는 봄’을 주제로 열린 자살유족 회복캠프에 참여한 ㄱ씨는 캠프에 참여해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자살한 가족이 있는 ㄱ씨는 “하늘이 무너지고 내가 살던 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절망적인 생각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지옥과 같았다”고 밝혔다.

ㄱ씨를 걱정하던 지인은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자살 유족 모임 자조모임인 ‘자작나무’를 소개해주었고 ㄱ씨는 처음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반신반의하였지만, 동료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 위로를 받았다.

ㄱ씨는 이후 회복캠프 참여를 권유받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어색하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버스에 탑승하고 회복캠프 장소로 가는 동안 마음이 조금 편해짐을 느꼈다”며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해 레크레이션에 참여하며 정말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나와 같은 유족을 만났고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고 “회복캠프를 통해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유족들이 서로 도우며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에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이하 예방센터)는 2012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자살유족을 위한 회복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예방센터 측은 “유족 모임에 속한 유족에게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해 회복캠프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당사자인 자살유족이 직접 회복캠프를 기획해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는 ‘당사자 주도형 캠프’로 진행하고 있다”고 캠프 취지를 소개했다.

이번 회복캠프에는 선정기준에 따라 선정된 총 39명의 유족이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여 유족들은 먼저 동료지원가가 진행하는 △캠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유족 간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선정기준은 △1순위 신규유족 △2순위 프로그램 및 모임 참여율 △과거 회복캠프 미참여자이고, 동료지원가는 자살유족 당사자 중 회복과정에 있으며, 동료유족의 회복을 지원하는 활동가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자녀 고인별 자조모임에서는 자살 유족의 회복을 위해 자살 유족 동료지원가가 직접 모임을 운영하면서 개인 유족이 고인별로 상실의 슬픔을 이해하고, 고인을 나의 삶에 어떻게 재배치해야 할지 각자의 애도 과정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며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별 모임에 참여한 또 다른 유족 ㄴ씨는 “자녀를 잃은 아픔은 같지만 각자의 삶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방법,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을 나누며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건강하게 애도하는 과정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는 신규 참여 유족이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신규 참여한 유족 ㄷ씨는 “동료지원가 유족들과의 나눔을 통해 공감받고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고, 동료지원가 유족 ㄹ씨도 “신규 유족들을 보면서 처음엔 나도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돌봄을 제공하는 주체가 돼 참여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다”며 회복캠프가 지닌 치유의 힘을 피력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자살유족 회복캠프는 매년 상하반기 2회 운영되며, 자세한 사항은 센터 유족지원팀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 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번, 그리고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개’ 앱, 카카오톡 등 24시간 전문가의 상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