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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수집 노인, 직업적 손상 유병률, 일반 인구 대비 10배 높아 ...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어줄 캠페인’

현대건강신문 2024. 6. 21. 08:57
 
 

폐지 수집 노인, 직업적 손상 유병률, 일반 인구 대비 10배 높아

어깨·손목·무릎·발목 등 근골격계 통증 유병률도 높아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잘 버리는 캠페인’ 시작

인천서흥초에서 ‘이어-줄’ 수업과 캠페인 열릴 예정

[현대건강신문] 직업적 손상 유병률이 높은 폐지 줍는 노인들의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자는 캠페인이 시작된다. 그 첫발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폐지 배출 수업이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인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서는 다양한 운반구를 끌고 골목을 누비며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폐지 수집은 특히 저소득 여성 노인이 생계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KBS ‘GPS와 리어카: 폐지수집노동 실태 보고서’에서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평균 11시간 20분을 일하고 12.3km를 걸어 버는 돈은 시간당 948원, 월 10만 원가량이다.

2020년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 취약 시간 노동, 위험한 노동환경에 처한 폐지 수집 노인이 일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직업적 손상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10.4배, 육체노동자와 비교해도 4.6배가 높으며 어깨·손목·무릎·발목 등 근골격계 통증 유병률 역시 일반 근로자, 육체노동자에 비해 높았다.

원진직업병관리재단 부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폐지수집 활동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노인들의 노동과 건강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했고, 사회적협동조합 ‘오늘의행동’이 동참하면서 ‘잘 버리는’ 시민참여로 폐지수집 어르신의 건강한 노동을 돕자는 ‘이어-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어-줄’ 캠페인은 현재 녹색병원의 신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위한 대중운동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녹색병원은 “이 캠페인은 심신의 문제를 치료하는 병원을 넘어 사회를 치료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전태일의료센터의 지향과 연결된다”며 “폐지를 끈으로 묶어 반사카드를 달아 밖으로 내놓는 이어줄 캠페인은 반복적인 폐지 수거 과정에서의 근골격계 부담이나 분류 과정 중 베임, 운반 도중 폐지가 쓰러짐으로써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자는 실천”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쓴 물건에 대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자는 시민 행동이고,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촌 환경 문제 해결 및 관심을 촉구하는 사회적 실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줄 캠페인’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오는 25일 인천 서흥초등학교에서 6학년 4개 학급 학생 약 100명이 ‘노동과 인권’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이어-줄’로 교내 폐지를 묶어 배출하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이어-줄’ 수업에는 서흥초등학교 교사와 학생 100명이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녹색병원은 “이 수업은 미래세대인 초등학생들이 한국 사회 곳곳에서 수행되는 수많은 노동과 건강의 문제,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로 기후재난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자원 재생과 환경 이슈를 직접 체험케 하는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