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수미오’, ‘컬럼비’ 출시...림프종 3차 치료 개선 기대
한국로슈, 림프종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 & ‘컬럼비’ 허가 기념 간담회
삼성서울병원 김석진 교수 “국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림프종 환자 치료 성적 개선 기대”
한국로슈 “20년 동안 6개 혈액암 치료제 허가, 앞으로도 혈액암 리더십 강화 위해 노력”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한국로슈가 20년 역사의 맙테라에 더해 항체-약물접합체 폴라이비,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 컬럼비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혈액암을 포함한 혈액질환 영역에서 혁신적인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로슈는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CD20xCD3 이중 특이항체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와 ‘컬럼비(글로피타맙)’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룬수미오와 컬럼비는 하나만의 표적만을 가지는 단일클론항체에 비해 특이적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가지고 있는 구조의 ‘이중특이항체’로 높은 특이성 및 표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CD20xCD3 이중 특이항체 ‘룬수미오’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포성 림프종과 미만성 거대 B 세포 림프종에 대해 설명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 교수는 룬수미오와 컬럼비의 출시로 국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소포성 림프종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한 형태로 백혈구, 림프계 및 골수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백혈구의 일종인 B 림프구에서 유래되며, 림프계의 조직 세포가 증식해 종양을 유발한다. 미국, 서유럽에서는 두 번째로 흔한 림프종이지만, 아시아에서는 발병률이 특징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및 진단 경향 확대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소포성 림프종의 상대적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소포성 림프종 환자는 2022년 기준 총 1,770명으로 2017년 885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김석진 교수는 “소포성 림프종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관해를 달성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며 “하지만 ‘침묵의 질환’으로 천천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어 약 80%에 이르는 대다수의 환자가 질환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이후인 3기 또는 4기에 뒤늦게 질환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포성 림프종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20년으로 긴 편이지만, 완치가 어려워 대부분 재발을 경험한다. 환자 20%는 치료 시작 후 2년 안에 암이 진행하거나 이른 재발이 나타나며, 치료를 거듭할수록 예후가 악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기존 치료를 진행한 소포성 림프종 환자에서 1차 치료 이후 무진행 생존기간은 1/5 수준으로 감소해 5년 무진행 생존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또 기존 치료법은 반복할수록 반응률 및 지속력이 감소하는 만큼 재발성 및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 옵션 사용이 제한적이며 완전 관해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다.
김 교수는 “그간 1, 2차 치료에 실패하거나 반복되는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들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3차 치료 옵션에 대한 의료적 수요가 매우 컸다”며 “룬수미오는 두 차례 이상 재발된 소포성 림프종 환자에게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환자들의 기대여명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는 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한 최초의 이중특이항체로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하 DLBCL)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DLBCL은 신체를 보호하는 ‘B세포’가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거나 증식하는 질환으로,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 NHL) 중 약 40%를 차지한다. 질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인 아형으로, 진단 직후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야 하며, 치료 차수가 늘어날수록 예후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국내 전체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12,910명으로 5년 전인 2017년 9,791명 대비 31.8% 늘어났다.
컬럼비는 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한 최초의 이중 특이항체다. 악성 B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D20 영역 2개와 면역세포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D3 영역 1개를 결합하는 2:1 구조의 CD20xCD3 T세포 관여 이중 특이항체로, 면역 T세포가 악성 B세포를 타깃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성품으로 출시되어 치료제 제조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진단 즉시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기간은 약 8.3개월(최대 12주기)로 고정돼있다. 치료제를 보유한 전국 병원에서 입원 없이 3주에 1번씩 통원하며 치료받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DLBCL은 진행 속도가 빠른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치료 차수가 진행될 수록 예후가 좋지 않아, 지체 없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기존에는 즉각적으로 치료를 시작하기 어렵거나, 세포독성 항암요법을 종양이 진행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새로운 치료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컬럼비는 기성품으로 출시돼 제조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투여할 수 있고 입원할 필요 없이 통원 치료가 가능해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고, 환자의 편의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로슈 의학부를 총괄하고 있는 메디컬 파트너십 클러스터 이승훈 리드는 “로슈는 미국 FDA가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13개의 혈액질환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7개의 혈액질환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로슈 역시 우리나라 혈액암 환자들이 기대수명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신약의 치료 혜택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