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초록 낙동강’ 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학계-시민단체, 2박3일 동안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 현장 조사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의 최대 1,075배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농산물에 이어 수돗물까지 녹조 독소 검출 상황 발생
“녹조 문제 10년 방치한 국가가 만든 ‘곪아 터진 환경재난’”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는 상식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은 지난 4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 위치한 대동선착장에서 2박3일간 ‘국민 체감 녹조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를 단장으로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승준 부경대 교수 등 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 회원 등이 참여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조사단이 경남 창원의 취수장 인근 강변 흙을 파 보니, 4~5급수 지표생물인 붉은색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로 추정되는 생물이 보였다.
조사단은 “낙동강 녹조 우심 지역과 주요 구간 현장 조사를 벌이면서 원수와 퇴적토를 수거해 녹조 독소 농도를 분석할 예정”이라며 “낙동강 주요 지점의 붉은깔따구 유충, 실지렁이 등 저서생물 현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지난 6, 7월 낙동강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녹조가 강 전체를 뒤덮은 재앙적 상황이 매년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먹거리인 쌀, 배추, 무 등 농산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고, 수돗물에서조차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발암물질이자 피부 독성, 간 독성, 생식 독성을 지닌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의 20~200배 독성을 지닌 맹독성 물질이다. 지난해 낙동강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EPA) 물놀이 금지 기준의 최대 740배가 나왔다. 올해는 본격적인 혹서기 전인 6월에 채수한 물에서 최대 1,075배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단은 “마이크로시스틴을 포함한 녹조가 낙동강에서 대규모로 창궐하고 있다. ‘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는 상식이지만, 국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이런 상식을 외면만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환경재난’에 이른 상황임에도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그대로 보를 유지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억압하고 4대강사업을 진행했다”며 “이후 10년 동안 정부는 손을 놓고 있고, 강이 더 이상 강이 아닌 상황이 되고, 강물로 기른 농작물과 이 물을 끌어다 만든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환경재난”이라고 정부 물관리를 강하게 질타했다.
조사단은 2박 3일 동안 낙동강 하굿둑부터 영주댐까지 전 구간을 ‘국민 체감 녹조 조사’ 관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