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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환자실서 맞이하는 죽음서 애도 찾을 수 없어” ...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에딘 함자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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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건강신문 2023. 11. 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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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학술대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한 에딘 함자(Ednin Hamzah) 말레이시아 호스피스학회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간이 어디에서 어떻게 죽어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질문을 던졌다.

 

완화의료 중요성 부각...“병원 중환자실서 맞이하는 죽음서 애도 찾을 수 없어”

에딘 함자,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밝혀

“의학기술 발전 중요하지만, 애도하고 죽음 받아들이는 과정도 있어야”

“완화의료 전문화 되며, 연민·동정 돌봄 잃지 않았나 되돌아봐야”

최윤선 완화의료학회장 “좋은 죽음, 삶의 질 높여”

[현대건강신문=인천 송도=박현진 기자] “의학기술 발전으로 지역사회나 사람 속에서 죽는 것이 아니라, 병원 중환자실에 죽으며 삶의 한 부분을 이루는 죽음에 대한 애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학술대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한 에딘 함자(Ednin Hamzah) 말레이시아 호스피스학회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간이 어디에서 어떻게 죽어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질문을 던졌다.

에딘 함자 회장은 “완화의료 전문가들이 어떻게 죽음이 이뤄지고 있는지 연구한 자료를 보면, 인간이 태어나고 죽었을 때 축하하고 애도하는 문화가 각 나라나 문화권 별로 다양하게 있었다”며 “하지만 의학기술 발전으로 의료적 개입이 많아지면서 병원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아지며 죽음에 대한 다양한 애도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에 비해 한국이 속한 아시아가 ‘좋은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동서 문화권을 비교했다.

그는 “암 환자의 마지막 과정에서 느끼는 고통이 심할 수 있지만, 아시아는 가족 간의 관계가 중요해, 완화의료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 생을 마감하면 그와 연결된 부모 형제 자매 친구 등 모든 사람이 연결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죽고 싶다는 사람에게 살 이유를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해서 분명한 선을 그는 함자 회장은 “서구는 각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중심에 두고 있어, 사람 간의 연결성을 잃으며 의사 조력 자살을 도입하려는 경향이 거세다”면서도 “인간은 살기 원하는 존재이지 죽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가 의사 조력 자살을 해결책으로 봐서는 안 되고 말기 환자들을 돌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화의료가 너무 전문화 되면서 완화의료가 본질적으로 갖춰야할 ‘연민’이나 ‘동정’의 성격을 잃지 않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화의료는 사람들이 도우며 삶의 질을 개선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완화의료가 시작된 이래로 진화하며 굉장히 전문화되고 프로토콜이나 원칙, 가이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연민이나 동정의 감정을 바탕에 둔 케어(Care, 돌봄)의 마음을 잃지 않았는지 다시 학회의 비전 정립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장)도 “죽음은 삶의 마지막 최종 결과로, 이 때문에 우리는 자꾸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며 “좋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