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전 세계 환자 운동의 추세는 환자의 참여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권한 있는 환자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들이 제약사의 약 개발이나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제도· 환경이 바뀔 수 있도록 환자단체가 참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한다.
<현대건강신문>은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국제환자단체연합(IAPO)가 개최한 ‘제7회 세계환자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안기종 대표를 만나 예강이법의 국회 통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환자안전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과 추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 대표는 “세계환자대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참석만 했지만 이번에는 거버넌스로 발표했다”며 “환자샤우팅 카페에서 환자안전법까지 영상 8분을 포함해 15분 동안 발표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개최된 제7회 세계환자대회에 참석한 안기종 대표는 첫날인 9일 ‘더 큰 영향을 위한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네트워크 및 캠페인’을 주제로 ‘한국 환자의 목소리 : 환자샤우팅카페로부터 환자안전법 제정까지’란 제목의 발표를 했다.
안 대표는 2012년 6월 27일부터 시작된 한국에서의 환자샤우팅카페 운동과 2010년 5월 29일 항암제 ‘빈크리스틴’ 투약오류 의료사고로 사망한 아홉 살 백혈병 어린이 정종현 군 엄마 김영희 씨의 샤우팅으로 시작된 한국에서의 환자안전법 제정운동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발표와 영상을 통해 의료공급자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 제도, 법률을 환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료현장에서의 생생한 환자의 이야기, 환자의 목소리, 환자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역설했다.
안 대표는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환자단체 대표들은 단순한 성토대회가 아니라 힐링,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며 “태국, 아프리카 몇몇 국가, 캐나다, 홍콩 등의 참가자들이 영상을 포함한 자료를 보내 달라고 해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 만큼 한국에서의 환자 활동이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7월 29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시행 예정인 ‘환자안전법’에도 관심을 보였다. 일명 신해철법 또는 예강이법으로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자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중상해의 범위가 대폭 축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 도입운동을 전개해 온 환자단체연합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된 것만으로도 큰 의의를 가진다. 환자들의 힘으로 제도를 바꾸고 환경을 변화시켰다는 것은 단순히 환자의 권리가 강화된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세계 환자 운동의 추세가 환자의 참여가 강조되고 있다”며 “특히 권한이 있는 참여다. 환자들이 제약사 약 개발이나 정부 정책, 병원 서비스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환경을 바꾸는데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한이 있는 참여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렇게 환자들이 제도·환경을 개선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환자단체의 역량이 중요하다.
안 대표는 “환자 참여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고 역량이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식약처에 일종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의 기관이 있다. 올 하반기부터 환자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관련 단체와 함께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환자들 단체 대표와 카페 운영자들을 초대해 자기의 목소리내고 조금 더 각 단체에 맞는 복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특히, 건강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가입자 대표로 들어가게 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건정심은 우리나라 건강정책에서 중요한 결정을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을 거스르지는 못하지만, 이슈들을 사전에 준하고 논의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환자 안전 환경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기종 대표는 “환자단체가 정부와 의료계에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아젠다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환자들의 목소리가 제도를 바꾸고,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IAPO(International Alliance of Patients' Organizations)은 “전 세계 환자들이 보건의료의 중심”이라는 비전을 갖고, 1999년 설립된 국제 환자단체 연대체로서, 현재 67개국 250개 환자단체가 참여하고 있고, 환자단체연합회는 2014년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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