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차의료 현장에서 질병 예방 진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 대한가정의학회 강재헌 이사장

카테고리 없음

by 현대건강신문 2024. 1. 29. 08:31

본문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신임 이사장(왼쪽 두번째)은 지난 26일 학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차의료에서 질병 예방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강재헌 이사장 “전 국민 경상의료비 200조원 넘어 GDP 대비 10%에 육박”
  • 대한가정의학회 17대 신임 집행부 기자간담회 개최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일차의료는 건강증진에서부터 질병의 예방, 치료, 재활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신임 이사장은 지난 26일 학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차의료에서 질병 예방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차의료는 지역사회에서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며, 질병의 치료뿐 아니라 급성기 질환의 치료를 주도 담당하는 병원급 진료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운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장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심장질환, 뇌졸중, 암, 당뇨병, 만성폐질환을 포함한 비전염성 만성질환이 사망과 장애의 주된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전체 사망의 74%가 이러한 비전염성 만성질환에 기인한다. 이러한 비전염성 만성질환들은 흡연,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건강치 못한 식습관, 대기오염 등의 주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 이사장은 “질병의 치료 외에 일차의료에서 제공될 수 있는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대한 진료의 내용으로는 금연 교육, 절주 교육, 영양 상담, 운동 상담, 사고 예방 교육 스트레스 상담, 성병 예방 교육,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치과질환 예방 교육, 예방접종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일차의료 현장에서는 질병 예방 진료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강 이사장은 “의사 진료비가 낮게 책정되어 있고, 질병 예방을 위한 상담이나 환자 교육에 별도의 수가가 주어지지 않고 있기에 상담과 교육보다는 각종 검사와 약물 처방이 우선시되는 단시간의 진료가 흔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의사의 직무만족도와 환자의 건강증진 활동이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의과대학 교육과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도 질병 예방 진료를 위한 환자 교육이나 상담 기술에 대한 교육 및 수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과대학과 학회 병원에서 질병 예방 진료에 대한 교육과 수련을 강화하고, 보건당국에서는 질병 예방 진료에 대한 보상체계를 만들어 질병 예방 진료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행위별 수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근거중심의 질병 예방 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의료보험 개혁법을 통해 권장되는 질병 예방 진료 행위에 대해 급여를 실시하고 있다.

2022년 현재 전국민이 보건의료에 사용한 비용인 경상의료비가 200조원을 훌쩍 넘어 GDP 대비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OECD 국가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율 평균은 9%대 중반으로 우리나라 수치가 처음으로 OECD 평균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강 이사장은 “경상의료비가 GDP 10%를 넘어선다는 것은 의료비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머물지 말고 진료실에서 질병 예방 진료를 통해 질병 발생을 감소시켜 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 증가세를 누그러뜨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만성질환 관리제도(만관제)에 대해서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강 이사장은 “만관제는 교육이나 관리, 만성질환의 치료에 계획을 세워 장기적으로 케어를 해주는 것에 대해 수가를 지급하는 첫 번째 모델”이라며 “처음에는 고혈압, 당뇨병으로 시작했지만,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주치의제와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은 각각의 전문과가 담당하지만, 1명의 주치의가 반드시 가정의학과라고는 하지 않는다. 일차의료에 있는 분들이 맡으면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