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허가된 PARP 억제제 중 첫 번째로 1일 1회 복용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난소암은 일부 유전적 요인을 가진 환자를 제외하면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 유방암과 달리 조기에 검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진단 시기가 늦어지면서, 난소암 환자의 약 60%는 암이 전이된 3기 이후에 진단된다.
실제로, 2016년 국가 암등록통계에 의하면 난소암은 여성 암 유병률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5년 상대생존율도 64.0%로 다른 여성암인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비교해도 가장 낮다.
또한 난소암 환자의 85%에서 첫 번째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하는 등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난소암은 재발할 때마다 무진행생존기간이 짧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재발을 줄이는 것은 난소암 치료에서 무척 중요하다.
지난 2015년 국내에 등장한 먹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난소암 환자의 기대 여명을 연장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는 최초로 유방암 유전자(BRCA)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PARP 억제제로 최근 난소암 1차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10일 난소암 치료제 제줄라의 난소암 1차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제줄라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해 소개했다.
제줄라는 최초로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PARP 억제제로, 18세 이상의 2차 이상 백금기반요법에 반응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gBRCA 변이 고도 장액성 난소암 환자에서 백금계 항암제 완료 후 8주 이내 투약 시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제줄라는 이번 적응증 확대를 통해 국내 첫 번째로 BRCA 변이 등의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백금기반요법에 반응한 난소암 환자의 1차 유지요법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차부터 4차 이상까지 난소암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허가 받은 국내 첫 번째 PARP 억제제가 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1차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의 근거가 된 PRIMA 임상 연구 책임자인 안토니오 곤잘레스 마틴 스페인 나바라 대학병원교수가 ‘난소암 1차 유지요법에서 확인한 제줄라의 유효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안토니오 곤잘레스 교수는 “PRIMA 임상 연구 결과, 상동재조합결핍(HRd) 환자군에서 제줄라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1.9개월로, 위약군과 비교해 2배 이상 효과를 보였다”며, “질병의 진행 및 사망에 대한 위험률 또한 위약군 대비 57% 감소시켰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이번 연구에는 재발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이 포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줄라는 HRd 여부, BRCA 변이와 같은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군에서 효과를 확인했다”며 “실제 처방 현장에서도 임상 데이터보다 더 좋은 경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제줄라 1차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의 의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허수영 교수는 BRCA 유전자 변이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한 PARP 억제제가 등장했음에도 국내 난소암 환자 중 BRCA 변이가 있는 약 15%의 환자만이 급여 적용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허 교수는 “난소암 환자의 약 15%가 BRCA 변이를 보이고,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PARP 억제제로 유지요법을 받고 있지만, BRCA 변이가 없는 약 85% 환자는 유지요법 옵션이 없었다”며 “최근 국내 난소암 진료 권고안에서도 1차 유지요법에서 PARP 억제제의 사용이 권고되고 있는 만큼,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가능한 PARP 억제제 ‘제줄라’의 적응증 확대는 의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제줄라의 경우 안전성 프로파일 관련 용량 조절 지침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상반응에 따른 관리가 용이하고, 1일 1회만 복용 가능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허 교수는 “난소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더 많은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한 제줄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다케다제약 문희석 대표는 “제줄라의 적응증 확대를 통해 1차에서부터 4차 이상까지 다양한 난소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약제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속해서 난소암 환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더 좋은 치료 환경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