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쌀에서 발암물질 검출...환경단체 “시급히 조사 방안 마련돼야”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이수진 의원, 낙동강·영산강 쌀 분석 결과 발표
“낙동강·영산강 하류 지역 중심으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국민 먹거리 ‘빨간불’, 정부 민간단체 공동 조사 요구 외면”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지난해 환경단체와 학계의 공동조사 결과 낙동강의 경우 쌀·배추·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MC-LR)이 검출돼 논란이 되었다.
녹조에 포함돼 있는 남세균이 내뿜는 대표적인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발암물질이자 간 독성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이지영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성을 청산가리로 알려진 시안화칼륨보다 6,600배 높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프랑스 등에선 마이크로시스틴이 생식 독성까지 유발하다는 점에 주목해 가이드라인을 매우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이번에는 낙동강·영산강 녹조 우심 지역 주변 논에서 구입한 쌀을 분석한 것으로, 주로 하류 지역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이수진 의원·환경운동연합(환경연합)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연합에서 낙동강·영산강 쌀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분석을 주관한 국립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은 1차 액체크로마토그래프-텐덤질량분석법(LC-MS/MS)으로 쌀에 축적된 마이크로시스틴 6종을 분석했고, 2차 효소면역측정법(ELISA kit)으로 마이크로시스틴 270여 종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분석 결과 낙동강, 영산강의 노지 재배 쌀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으며, 가장 높은 검출량은 프랑스 생식 독성 가이드라인의 5배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2년 연속 농산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으며, 특히나 낙동강 쌀의 경우 학교 급식으로 공급되는 쌀인 만큼 청소년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문가, 환경운동가들은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위험성을 해결하지 않고 국민 건강을 방치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활동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물길이 막힌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계속되는 녹조 대발생이 전혀 해결되지 않는 점 △수돗물과 농산물,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소가 발견되는데 정부가 이를 전혀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점 △시민사회가 수차례 공동 조사를 요구함에도 정부는 수용하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정부의 책임과 각성을 촉구했다.
한 환경운동가는 “해외 연구 사례를 통해 녹조 핀 물로 경작한 농산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축적될 우려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며 “2021년부터 실험환경에서 키운 농작물과 실제 유통 중인 쌀, 무, 배추 등의 국내 농작물과 수돗물, 공기 중까지 마이크로시스틴이 축적되어 있음을 밝혀내, 환경부 총제적인 녹조 조사를 제안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