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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신장암 환자들의 경우 1차 치료 이후 급여 적용되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 사용 후 신세포암 환자의 2차 치료옵션은 더욱 제한적인 상황이다.
입센코리아는 6월 19일 ‘세계 신장암의 날’을 맞아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계 신장암의 날은 지난 2017년 제정되어 매년 6월 셋째 주 목요일 전 세계에서 환자, 보호자, 의료 전문가 및 지역 단체가 함께 기념하고 있으며, 특히 신장암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일반인들에 대한 신장암 교육을 목표로 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신장암 치료의 최신 동향 및 미충족 의료 수요’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
박 교수는 “신장암은 매년 약 7,000명의 환자가 진단되며,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의 2.5%로 10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라며 “신세포암은 신실질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악성 종양으로 신장에서 발생한 원발성 조양 중 85~90% 이상을 차지하며, 주로 폐, 림프절, 뼈나 간으로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환자들은 흔히 무증상으로 증상이 뚜렷이 나타날 경우 이미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박 교수는 “신세포암의 전신항암치료는 주로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단독요법 혹은 병용요법으로 이루어진다.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 효과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국내 여건상 최선의 치료를 임상에서 적용하는 데 제한점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로, 신세포암 치료의 경우 1차에서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치료 성적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1차 치료 이후 급여 적용되는 치료옵션은 매우 제한적이며, 특히 면역항암제 사용 후 2차 치료옵션은 더욱 더 제한된다.
국내 신세포암 2차 치료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는 화이자의 수텐, GSK의 보트리엔트(파조파닙), 인라이타 등이다.
카보메틱스의 경우 신세포암 재발 환자의 치료에 있어 기존 표적치료제 대비 전체 생존율, 무진행 생존기간, 객관적반응률을 모두 개선했지만 허가 사항으로 인해 급여는 물론 사용조차 제한적이다.
카보메틱스는 이전에 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표적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국내 허가된 상황으로, 1차 표준치료요법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사용 후 내성 환자에게 사용이 불가능하다.
박 교수는 “카보메틱스 단독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비뇨의학회(EAU) 등 모든 임상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는 2차 옵션”이라며 “치료요법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
이 자리에는 또한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도 참석해 ‘신장암 환자 및 보호자의 경험 이해’라는 제목으로 신장암 환자 및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적 어려움에 대해 공유했다.
백진영 대표는 “신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발병율 10위 안에 드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제 접근성 면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전제하고, “해외 신장암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입센코리아의 ‘카보메틱스’의 경우 VEGF-TKI 치료에 실패한 환자만이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에 적용돼 1차로 면역항암제를 선택한 많은 환자들이 소외되는 상황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디어 세미나를 주최한 입센코리아는 카보메틱스 급여 확대 노력에 대한 현황도 공유했다. 카보메틱스는 작년 5월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평가 및 올해 2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통해, 투명세포 신세포암에 있어 VEGF-TKI 기반 1차 치료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기반 1차 치료 이후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입센코리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지난달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입센코리아의 항암제-희귀질환 사업부 심정환 전무는, “면역항암제 기반 1차 치료 이후 카보메틱스를 절실히 기다리는 환자와 의료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관련 급여기준의 개선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전하고, “글로벌 입센이 국제신장암연합(International Kidney Cancer Coalition, IKCC)과 함께 지난 수년간 신장암 환우들의 권익을 옹호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주요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신장암 환우들이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를 받는데 있어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줄어들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