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코올 중독 이외에도 기억장애, 섬망, 치매 등 알코올성 정신장애 환자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 남성 환자들은 소폭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19세 이하 청소년층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알코올성 정신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8년 6만 3,821명에서 2013년 7만 5,925명으로 1만2,104명이 늘어 연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인구 10만명당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남성은 2008년 212명에서 2013년 244명으로, 여성은 2008년 52명 에서 2013년 58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294명)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287명), 70대(218명) 순(順)으로 나타났고,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60대(537명), 50대(501명), 70대(457명) 순이며, 여성은 40대(90명), 50대(87명), 30대(77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알코올 치료센터 이선구 교수는 알코올성 정신장애 환자 중 60대 남성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하여 “알코올성 정신장애는 알코올 사용 장애와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로 분류하는데,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는 만성적 음주로 인한 기억장애, 정신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이 생기는 것이므로 수십 년 음주를 해 온 노년층이 젊은 층 보다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올 사용 장애의 경우, 사회 경제적 활동이 적은 노년기이자 정신적 위기를 맞게 되는 60대가 취약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0대 여성,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우울증 등 겪으며 알코올 남용
또 40대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성은 40대에 폐경과 함께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있고 중년기로 넘어가면서 나이 들어감에 대한 자각, 여자로서의 역할의 변화 등을 경험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일종의 '자가치료' 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알코올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환자 연령대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증가율이 30~40대 남성은 소폭 감소하였고, 다른 계층은 증가하였으며, 특히 19세 이하에서 크게 늘었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는 과도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여 내성이나 의존이 생기는 ‘알코올 사용장애’와 알코올로 인하여 인지기능이나 기분, 수면, 정신병적 증상 등이 생기는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를 일컫는다.
먼저 ‘알코올 사용장애’에는 알코올 의존 및 알코올 남용이 있으며, 신체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것보다 술을 많이 마셔 간질환등의 신체질환 유발은 물론이고 가정 및 직장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경향이 있고 갈망, 내성, 금단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알코올 유도성 장애‘에는 알코올 금단, 알코올 금단 섬망, 알코올 유도성 기억장애, 알코올 유도성 치매, 망상이나 환각을 동반한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 알코올 유도성 기분 장애, 알코올 유도성 불안장애,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 등이 있으며, 증상으로는 불안초조, 환시·환청, 기억력 및 판단력 저하,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알코올성 치매, 기질적 뇌증후군 등으로 발전시 치료 어려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주폭과 관련해 이 교수는 “알코올은 뇌가 평소에 억압하고 있는 분노나 감정의 통제를 풀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주폭은 알코올성 정신 장애라기보다는 충동 조절 장애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전했다.
즉, 알코올 유도성 정신 장애일 경우에는 만성적 음주로 인한 뇌의 변화를 동반하며 술을 마시지 않을 때에도 기분이나 불안, 충동 조절의 어려움들이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과 전문의의 정신상태검사와 면담, 신경심리검사, Brain CT 및 MRI 등의 검사 방법이 있다. 특히,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방치할 경우 알코올성 치매, 기질적 뇌 증후군 등이 생기며 이런 경우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이 교수는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주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알코올 의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라면 폭음은 피해야 하며 반드시 식사 등과 함께 술의 양의 한계를 정해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며 “또한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고, 과도한 음주의 폐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알코올성 정신장애가 질환이라는 인식을 고취시키고 조기 교육을 통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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