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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후 살았는데 불임이다

by 현대건강신문 2016. 12. 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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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 정경아 센터장 밝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아이를 낳고 싶은데 질병으로 못 낳거나 그런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사람에게 출산의 기회를 줘야 한다”
 
저출산 시대 인구 절벽을 실감하고 있다. 올 해부터는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도 학생이 줄어 빈 교실이 늘어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정부에서 고령화저출산 대책을 위해 많은 예산을 쏟아 붇고 있지만 떨어진 출산율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특히 암을 겪은 뒤 임신을 하지 못하는 부부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등 우리 사회의 배려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 정경아 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저출산 시대를 맞아 아이를 낳고 싶은데 못 낳는 사람들을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정 센터장은 “암 진단받은 환자는 어떻게든 치료에만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어 다른 생각을 못한다”며 “내가 받는 치료가 임신 능력에 얼마나 악영향을 받는지 항암치료시 내 난소기능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담당 의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병원들은 임신 능력의 보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여서 많은 환자들이 암 치료시 이 같은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암 치료 후 임신 능력을 상실한 환자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사례가 나오고 있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사전 상담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센터장은 “암 치료를 잘 마치고 재발의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불임이라는 판정을 받으면 그 환자는 두 번의 암 선고를 받은 것과 비슷하다”며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연에 의료진과 환자가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센터장은 여성들이 학업과 업무 등으로 결혼을 미루고 임신 시기도 늦어지면서 산부인과 질환이 발생하고 불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예전에는 출산한 이후 자궁적출, 난소적출 등이 많았는데 요즘은 임신 전에 이런 상황에 직면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환자는 지금 받는 처지가 내 임신 능력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생각해야 하고 의료진도 이점을 중요하게 봐야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결 난자 해동 후 임신 성공율 높아져


난임 치료에 적극적인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난임치료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힌 정 센터장은 “최근 동결 난자와 정자를 해동시켜 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고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져 해동 이후 임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난소 조직 냉동 등이 임상시험 중인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동결시킨 간호사의 난자를 해동해 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고 국내에서도 난자 해동 이후 임신한 사례를 실은 논문이 발표되었다.


올 해 2월 런던대 여성 건강 연구소 카트린 E 아가일(Catrin E. Argyle) 박사는 동결 난자의 임신 성공률이 신선 난자 임신율과 비슷한 정도로 높아졌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아가일 박사는 논문에서 “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난자 동결 보존을 받아들이고 있고 난자를 냉동하는 환자 숫자와 보존 주기도 증가하고 있다”며 “난자 동결보존은 또 나이와 관련된 불임을 피하기 위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예를 들어 37살에 유방암이 발생하면 기본적인 항암치료와 항호르몬 치료를 받고 나면 최소 5년이 지난다”며 “치료를 마쳤을 때는 40이 넘어 자연 임신이 어려운 나이가 되는데 이럴 때 미래의 임신을 위해 난자 동결을 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신력 보존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정 센터장은 “난임은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남성도 해당될 수 있다”며 “백혈병이나 림프종이 발생한 남성도 정자를 냉동 보존한 뒤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대목동병원 내에 가임력보존센터를 개소한 정 센터장은 “가임력 보존 치료는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비뇨기과, 혈액종양내과 유방외과 등의 연계가 중요하다”며 “암 치료를 하는 의료진이 가임력 진료에 대한 인식이 많아져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시 임신 능력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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