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배운 의술, 동남아에 전파한다
인도네시아 국립암센터 의료진, 강남차병원서 유방암 치료술 배워
데니스 푸완토 박사 “0.5cm 작은 구멍 통해 유방 종양 제거해 놀라”
“한국처럼 조기 암 발견 검진체계 도입했으면”
강남차병원 박해린 교수 “유방암 관련 다양한 술기 전달 위해 노력”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70~80년대 미국, 일본 등에서 치료술을 배웠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의술을 전파하는 나라가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멈췄던 해외 의사들의 국내 연수 프로그램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인니) 자카르카 국립암센터 데니스 푸완토 박사(Dr Denni Purwanto)팀은 지난 2월말 방한해 강남차병원에서 유방암 치료 술기를 배웠다. 인니 의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강남차병원을 방문해 유방수술을 교육 받았다.
인니는 2억7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이다. 인니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수술을 하고 있는 데니스 박사는 우리나라의 유방암 치료 중 최소 침습적 유방 종양절제술을 배우기 위해 수술팀 2명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술기 교육을 받았다.
데니스 푸완토 박사는 “0.5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유방 종양을 제거하는 술기를 보고 놀랐다”며 “이번에 배운 술기를 인니 환자들에게 시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데니스 박사는 국가건강검진으로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점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며 “우리나라(인니) 유방암 환자는 대부분 3기 이상으로 진행된 암이 많다”며 “매년 암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진프로그램을 (인니에) 도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프로그램에서 인니 의사들의 교육을 맡은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는 “우리나라는 초음파를 이용한 네비게이션 유방암 수술이나 맘모톰을 이용한 초음파 유도하 유방생검·양성종양절제술이 보편화되며 수준 높은 술기 노하우(knowhow, 비밀 기술)를 가지고 있다”며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아시아 상황에 맞춰 아시아 의료진들에게 이런 술기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음파 유도하 유방생검·양성종양절제술은 초음파로 병변을 정확하게 확인해 침습 부위를 최소화하며 병변을 제거하는 술기로, 우리나라는 대한외과초음파학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데니스 박사는 “인니에서도 진단이 쉽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초음파를 사용하는 의사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보편화된 초음파와 외과 수술을 결합한 술기를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니 국립암센터는 이번 연수프로그램을 계기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우리나라에서 수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희망하고 있다.
데니스 박사는 “오는 9월 열리는 인니 종양외과심포지엄에 박해린 교수 등 외과초음파학회 의사들을 초청했다”며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
외과초음파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 매년 아시아외과초음파학회(ASUS)를 주최하는데 기존에 참여하고 있는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국가들과 더불어 인니 등 새로운 국가들의 외과 의사들의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