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불치병으로 손꼽히던 백혈병은 표적항암제인 글리벡 개발 이후 장기 생존이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장기간 복용해 안정적으로 상태를 유지해온 환자들의 경우 복용을 중단해도 더 이상 백혈병이 진행되지 않는 완치의 기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리벡 이후 출시된 타시그나와 스프라이셀 등의 2차 치료제의 경우 중단 후 더 높은 성공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글리벡 복용을 중단하는 연구는 중단됐다. 정부의 연구지원 없이 이 같은 임상시험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주관한 환자 중심 공익적 임상연구 확대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오른쪽 사진)는 ‘표적항암제 글리벡 복용 중단 사례를 통한 공익적 임상연구 필요성’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발표를 통해 지난 2010년에서 2015년까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연구비 10억을 지원 받아 추진된 ‘이매티닙 투여 후 완전유전자 반응을 보인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중단의 국제 표준 지침 마련을 위한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전국 15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가 참여한 이 임상연구 결과, 글리벡을 지속적으로을 복용해 오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56명 중 99명이 약을 끊고 더 이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연구 기간 동안 정부는 10억원을 지원했지만, 이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글리벡 복용을 중단함으로써 약값 84억원 이상이 절감됐다”며 “99명이 완치에 가까운 판정을 받고 글리벡 복용 중단의 지침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2015년 연구 중단 이후 2차례 연구제안이 모두 선정 않고 연구 자체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주관한 환자 중심 공익적 임상연구 확대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그는 글리벡 이후 출시된 2세대 백혈병 표적항암제의 경우 완전유전자반응 비율이 높아 복용 중단 성공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의 표적항암제 치료 현황을 살펴보면 2세대 표적치료제가 출시된 2013년 이후 글리벡 처방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글리벡을 처방 받는 환자는 580명으로 40%에 불과하다”며 “슈펙트,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등 2세대 약물 처방이 97%로 중단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 받는 백혈병 환자들 중 표적항암제 중단 가능 환자가 총 1,458명 중 674명으로 46%에 이르며, 이는 지난 글리벡 중단 연구에 참여했던 156명의 4.3배에 달하는 숫자다.
김 교수는 “백혈병으로 치료 받는 환자 중 표적항암제 사용을 중단해도 될 환자들이 많다”며 “그러나 충분한 연구 자료가 없어 아직도 환자는 불안하다”며 “어떤 환자를 안전하게 중단할 것인가?, 얼마나 오래 사용하다가 중단할 것인가 등 아직도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상인과 수명이 비슷해져 장기 생존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각의 표적항암제 평생 복용은 건보재정에 치명적일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도 고려를 해야 한다”며 “공익적 임상연구를 통해 건보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장기 투약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효과가 좋은 차세대 표적항암제 중단연구는 필수”라며 “공익적 임상연구를 통해 다른 질환의 근거창출 건보재정 절감 연구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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