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족집게 과외’에 줄줄 새는 건강보험료
지난해 전국 1,500개 요양병원 이용 환자 93만명, 진료비 5조6천억원
최연숙 의원 “일부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점수 조작”
심평원 강중구 원장 “통증 개선 100% 불가능”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일부 요양병원들이 ‘족집게 과외’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진행하는 적정성 평가 점수를 조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요양병원은 1,500여개로 지난해 요양병원을 이용한 총 환자는 93만4천여명이고 총 진료비는 5조6천억 원에 달한다.
18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의원(국민의힘)은 일부 요양병원이 ‘쪽집게 과외’를 통해 적정성 평가 점수를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강중구 원장도 “최근 (관련) 자료를 살펴봤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요양병원으로 대상으로 한 적정성 평가 점수 조작 강의 영상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하며 “통증이 없는 환자에게 통증 점수를 주라는 것”이라며 “중증도를 높여서 하루 1만4천원 정도의 수가를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강사는 적정성 평가 항목에 있는 욕창 관련 수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이 강사는 “욕창 개선율은 n수(전체 욕창환자의 수)를 늘려(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ㄱ요양병원의 ‘욕창 1단계 환자 수 추이’를 공개했다.
ㄱ요양병원은 적정성 평가 기간이 아닌 1~5월은 1등급 욕창 환자가 1명 안팎에 불과했는데, 평가 기간을 앞둔 6월부터 환자가 10명으로 늘었고 평가 첫 달인 7월에는 19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12월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최 의원은 “욕창은 3~4등급은 개선이 굉장히 어려운데, 1~2등급인 경우, 개선이 쉽다”며 “컨설팅 업체가 만든 평가지표 꼼수 가이드를 보면 분모와 분자를 조작해 개선율을 매달 높이라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ㄱ요양병원 사례를 보면) 굉장히 욕창 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지표에서는 보인다”며 “욕창과 통증 개선이 100%인 요양병원이 있는데, 이게 가능하냐”고 질의했다.
심평원 강중구 원장은 “불가능하다”고 짧게 답했다.
포털을 검색하면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컨설팅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 의원은 “어떤 컨설팅 업체는 요양병원 수 십 개를 회원 병원으로 모아, 실시간으로 모니터와 지표 조정을 해주고 있다”며 “(적정성 평가 수치가)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상황으로 이런 미비점 때문에 지표를 조작하는 꼼수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심평원은 적정성 평가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점검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요양병원의 적정성 평가 수치 조작을 밝혀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 의원은 “(심평원이) 현장 점검을 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적정성 평가 조작으로 건강보험료가 낭비되고, 심평원의 평가 신뢰성을 믿을 수 없게 된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