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1형당뇨 환아 희망 이뤄질까…이재명 후보와 만나
“율아가 또 걷는다”…1형당뇨 환아와 아버지, 세종에서 국회까지 ‘희망 행진’
2021년 충남 태안 일가족에 이어, 올해 2월에도 1형당뇨 환자 가족 부부 극단적 선택
김미영 1형당뇨병환우회 회장 “여전히 장애로 인정받지 못해”
이재명 캠프 정책 부본부장 김윤 의원 “장애 인정 표현은 없지만, 소아당뇨 지원 확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만 9세의 1형당뇨병 환아 유라와 그의 아버지 박근용 씨가 세종시에서 국회를 향해 또 다시 걷고 있다.
유라와 박근용 씨의 ‘도보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도보 국토 종단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정치권이 응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길을 나섰다.
지난주 금요일에 세종시를 출발한 이들은 4일째인 어제(25일) 충남 아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만나 직접 고충을 담은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날 현장에서 유라의 아버지 박근용 씨는 이재명 후보에게 1형당뇨 환자들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직접 전달했고, 후보가 이를 펼쳐보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번 걷기에는 유라 가족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1형당뇨 환우 가족들도 구간별로 합류해 함께 걷고 있다. 이들은 최종 목적지인 국회까지의 여정을 통해 대선 후보들과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회장은 “이번 걷기는 정치권이 1형당뇨 환자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여전히 1형당뇨는 중증 난치질환이자 실질적인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장애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24년 충남 태안에서 1형당뇨 환자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자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형당뇨병 환우 부모들이 대선 후보 캠프에 정책 반영을 요구하며 국회까지 걷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재명 캠프 측은 “공약에 1형당뇨 환자 지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미영 회장은 26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환자샤우팅카페’에서 “1형당뇨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중증 난치질환이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단순 질병으로만 분류되고 있어 장애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관리 실패 시 패혈성 케톤산증, 신부전,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저희는 중증 난치질환 또는 장애로 인정받아야 기본적인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사안에 대해 매번 개별적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1형당뇨병이 내부 장기 장애로 포함되는 법적 개정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김 회장은 “1형당뇨병이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장애로 인정할 경우 의료, 복지 접근성이 개선되고 합병증 예방을 통해 장기적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의 정책 부본부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1형당뇨의 보장성 강화와 소아당뇨 관련 복지 지원 서비스 확대는 공약에 포함돼 있다”며 “장애로 인정한다는 명시적인 표현은 없지만,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앞으로 정책본부와 논의하고 국회에서도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