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건강관리...수해 발생 시 ‘오염된 물’ 주의
KMI 신상엽 연구위원, 장마와 집중호우 시기 주의해야 할 감염병과 대처법 밝혀
홍수나 수해 발생 지역, 오염된 물과 음식에 의해 수인성 감염병 발생
호흡기 건강, 습기 제거와 환기로 곰팡이 번식 억제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장마가 지속된다는 날씨예보다. 장마철 덥고 습한 날씨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폭우로 인한 오염된 물은 감염병의 원인으로, 수해지역에 수인성이나 식품 매개 감염병이 증가하는 이유도 대부분 오염된 물 때문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최근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전례 없는 집중호우로 홍수나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이 많이 나타나면서 수인성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나 수해 등으로 외부에 노출된 물은 쉽게 말하면 하수에 오염된 물이다. 하수에 오염된 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비롯해 여러 유해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접촉 시 △식중독 △A형 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병원성 대장균 감염증 △렙토스피라증 △피부감염 등의 수인성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신 연구위원은 특히 홍수나 수해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하거나 복구작업을 돕는 경우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긴 옷과 방수가 되는 장갑과 장화 등을 착용해 오염된 물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물에 노출된 피부나 상처는 수시로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고, 물은 끓여서 마시거나 생수 등 안전한 물을 섭취하고, 발열이나 설사, 피부 상처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 위원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은 마스크 착용이나 격리 등을 통한 환자와의 거리두기가 중요한 감염 예방 수단이 된다”며 “그런데 홍수나 수해 상황에서는 오염된 물이 주된 감염원이기 때문에 오염된 물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곰팡이는 온도 20~30도, 습도 60% 이상인 환경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데 습도가 90% 이상 되는 장마철은 최적의 증식 조건이 형성된다. 특히 젖은 수건이나 빨래, 세탁기 내부, 에어컨 필터, 화장실 등은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곰팡이는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포자가 퍼지는데, 포자는 매우 미세해서 호흡기로 쉽게 흡입돼 △각종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의 원인이 된다. △당뇨병 환자 △ 스테로이드 복용자 △항암치료 환자 △고령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폐렴 같은 중증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서원나 과장은 “장마철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습기를 제거하고 자주 환기시켜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라며 “하루에 최소 2회, 30분 이상 집 안 창문이나 문을 열어 환기하고, 제습기를 사용하거나 간헐적으로 잠시 보일러를 켜 바닥을 건조하는 것이 호흡기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미 욕실과 싱크대 등에 곰팡이가 발생했다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베이킹파우더나 식초에 물을 섞어 닦으면 제거할 수 있다.
벽지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알코올과 물을 적정 비율로 섞어서 뿌리고 마른걸레 등으로 닦아낸다. 이후 드라이기로 벽지를 말리는 것이 중요한데, 마른걸레가 아닌 젖은 수건이나 물티슈를 사용하면 포자가 주변으로 번져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