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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 감시체계' 가동…감염병 매개체 선제 차단 ... 지영미 청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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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건강신문 2025. 6. 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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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열린 제2차 정례 ‘건강 브리핑’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와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활동 시기와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과학적인 감시와 방제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 감시체계' 가동…감염병 매개체 선제 차단

AI 기반 모기 감시장비 도입…“분석 시간 7일→24시간으로 단축”

전국 감시망 30개 이상 확대…제주·출입국 경로 집중 관리

2025년 아프리카 시범 적용…국제 협력 통한 기술 확산도

방제도 과학적으로…‘GIS 기반 선별 방제’로 체계 전환

국민 예방수칙 안내…“모기·진드기 감염병, 누구나 노출될 수 있어”

전문가들 “계절형 감시 넘어 상시 감시·예측 체계 필요”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질병관리청이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매개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감시체계 도입을 포함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감시망 확대 및 국제 협력 추진에 나선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열린 제2차 정례 ‘건강 브리핑’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와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활동 시기와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과학적인 감시와 방제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기존 16개 권역에 한정됐던 매개체 감시 거점을 30개 이상으로 확대해 전국 단위의 정밀 감시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모기 감시장비인 ‘AI-DMS’와 밀도 자동 계측 장비를 도입해, 매개체 정보 수집·분석 시간을 기존 7일에서 24시간 이내로 단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스마트 감시 기술은 2025년 아프리카 1개국에 시범 적용한 뒤, 2028년까지 동남아시아 3개국으로 확산하는 해외 협력도 계획되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외 신·변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질병청은 제주 등 고위험 지역에 집중 감시센터를 설치하고 공항·항만 등 출입국 경로 중심의 감시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이집트숲모기나 열대집모기와 같은 아열대성 모기의 국내 정착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고공 포집기 공동 활용과 ‘원헬스’ 기반 공동 감시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감시-방제 연계 강화…“과학적 근거 기반 방제로 전환”

질병청은 감시 자료를 기반으로 방제 시기와 지역을 정밀 분석해 적용하는 ‘방제 GIS(지리정보시스템)’를 도입하고, 과학적 방제 시행률을 현재 10% 수준에서 2029년까지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 주기적 방제를 넘어, 실제 발생 가능성에 따른 선별적·근거 중심 방제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아울러 지역 주민이 서식지를 신고하고 지자체가 이를 방제하는 시민 참여형 방제 사업도 확대해, 지역 중심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민 예방 수칙 안내…“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 누구나 노출될 수 있어”

지 청장은 브리핑 말미에 국민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모기·진드기 감염병 예방 수칙도 함께 안내했다. 모기 유충 서식지를 제거하고, 외출 시 긴 옷 착용 및 기피제 사용, 캠핑 시 모기장 활용 등이 권고된다. 진드기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 활동 후 진드기 부착 여부 확인과 샤워, 의복 세탁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일부 감염병은 예방접종도 가능하다. 일본뇌염 백신은 만 12세 이하 아동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 사업으로 제공되며,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 시에는 의료 상담 후 예방약 복용이 권장된다.

지 청장은 “이번 중장기 계획은 단순한 기술 보완을 넘어, 감염병 매개체에 대한 감시부터 방제까지 과학적·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체계로의 전환”이라며 “기후위기 시대, 증가하는 감염병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건강 브리핑에 배석한 권형욱 인천대학교 감염병매개체연구소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나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활동 시기와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들의 습성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집모기, 숲모기, 말라리아모기 등 주요 모기 종의 활동 시간과 장소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방제와 기피 전략도 달라야 한다”며, 적절한 살충제 및 기피제 사용에 대한 교육과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대학과 학회를 중심으로 관련 정보의 홍보와 정부 협력을 통해 매개체 감염병 예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 교수도 매개체 대부분이 기온에 민감한 변온동물로, 기후변화에 따라 성장 속도와 밀도, 서식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존의 계절형 감시 체계를 넘어 상시 감시 체계로 전환해야 하며, 축적된 감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예측 기술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중장기 계획이 감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도화된 감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학계와 지자체, 정부, 민간이 협력해 국민 건강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