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오전 전남 고흥에 위치한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와 한센인 원생 자치회 구성원들을 만났다. 대통령이 소록도병원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대선 기간 중 소록도를 찾았던 김혜경 여사가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으로, 이 대통령 내외는 직접 원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위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병원 측이 내민 자신의 저서 ‘이재명의 굽은 팔’에 흔쾌히 서명을 하고 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이 많다는 말을 듣고 꼭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시설이 오래됐는데 필요한 것이 많지 않느냐”고 의료진과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29년째 소록도에서 근무 중인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비가 새는 별관 지붕이 걱정이었는데 이번 2차 추경에 노후시설 보수 공사 예산이 반영돼 매우 감사하다”며, “대선 당시 김혜경 여사가 먼 길을 직접 찾아와 낮고 어두운 곳을 살펴주신 데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한센인 자치회 측은 일제강점기 강제 격리와 출산 금지 등 소록도의 아픈 역사를 대통령에게 전하며,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적 편견의 문제를 호소했다. 오 부장은 “대한민국은 이미 1980년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한센병 퇴치 기준을 달성했지만, 사회적 낙인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온 한센인들의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며,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에서 약자들을 돌봐온 종교인과 의료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들은 말씀들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지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겠다”며 소록도를 떠났다. 김 여사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환우들의 손을 꼭 잡고 “더 이상 낙인이 아닌 존중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