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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제 처방 45% 이상 비급여 진료...없어서 못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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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건강신문 2024. 10. 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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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 의원 “치료제가 진짜 필요한 환자에게 제때 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 필요해”
  • ADHD 치료약 ‘콘서타’ 일시적 공급 부족 신고...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 심각
  • 비급여 추정 환자 중 10대가 가장 많아...1년간 1만개 넘게 처방받은 30대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높이는 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없어서 못 파는 약이 됐다.

ADHD는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증상을 보이는데, 메틸페니데이트는 집중력과 각성을 높여준다. 이에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게 되는 약’, ‘집중력을 높이는 약’으로 알려져 10대 ADHD 환자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작년 한해 콘서타 등 ADHD 치료제 전체 처방량 중 45.2%가 비급여로 처방된 것으로 추정된다.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마약류 ADHD 치료제의 처방량은 7,310만여개, 처방 환자 수는 22만 1,000여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심평원의 마약류 ADHD 치료제 급여 처방량과 급여 처방환자 수는 4,300만여개, 16만 700여명을 제외하면, 비급여 처방량 3,300백여개와 처방받은 환자 수 6만여명을 추정할 수 있다. 비율로 따져보면 작년 한해 동안 전체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27.4%가 처방량은 절반에 가까운 45.2%가 비급여로 볼 수 있는 것이다.

ADHD 치료제 남용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등장하자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28일 '메틸페니데이트’(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을 제한할 수 있는 처방‧투약 기준을 담은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기준’을 개정했다.

개정안에서는 환자 치료의 필요성 등이 없이 ‘ADHD 치료제’의 조치기준을 벗어나 처방‧투약한 의사에 대해서는 마약류 처방‧투약을 제한하고, 해당 기준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의사는 ‘마약류 취급업무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가 ADHD 치료제 남용을 막기 위해 법안까지 마련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을뿐더러 오히려 비급여 처방이 늘어났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6월까지 처방량과 처방 환자 수를 비교해보니 비급여 처방량은 1천 7백만여개(41.9%), 비급여 환자 수는 10만여명(39.2%)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작년에 비해 비급여 환자 비율은 줄었지만 비급여 추정 환자 수의 비율은 27.4%에서 39.2%로 11.8%나 높아졌다.특히, 급여 환자와 비급여 추정 환자의 1인당 평균 처방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작년 기준 급여 환자의 1인당 평균 처방량은 249개이지만 비급여 추정 환자의 1인당 평균 처방은 545개로 2.2배 높다. 이는 ADHD를 진단을 받아 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보다 ADHD가 아닌 환자가 더 많이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현재 콘서타 등 ADHD 치료제가‘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약’으로 알려지며, 오·남용이 10대를 포함한 젊은층에게 유행이라는 점이다.

김윤의원실에서 식약처와 심평원에서 제출받은 2023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연령별 처방량을 확인해 보니 올해 비급여 추정량의 79.4%가 10대부터 3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10대와 20대, 30대의 각 연령별 총 처방량 중 비급여 비율을 확인해보니 30대의 절반이 비급여로 처방량 705만여정 중 352만여정, 50%가 비급여로 추정되었다. 20대는 42.6%, 10대는 31.4%였다. 30대 환자의 절반은 ADHD가 아님에도 치료제를 비급여로 처방받은 것이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10대와 20대, 30대의 각 연령별 총 처방량 중 비급여 비율을 확인해보니 30대의 절반이 비급여로 처방량 7백 5만여정 중 3백 5십2만여정, 50%가 비급여로 추정되었다. 20대는 42.6%, 10대는 31.4%였다. 30대 환자의 절반은 ADHD가 아님에도 치료제를 비급여로 처방받은 것이다.

이 같은 비급여 처방을 모두 오·남용으로 불 수는 없다. ADHD 치료제가 타 정신 질환이나 초기 치매, 파킨스병 등에 일부 비급여 처방이 가능하지만 약물의존 혹은 중독이 의심되는 처방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김윤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체출받은 ‘2023년부터 2024년 6월까지 ADHD 치료제 처방량 상위 환자’를 확인해보니, 30대 환자 A씨는 2023년 지난 1년간 ADHD 총 10,560개를 2개 의료기관에서 93번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0대 환자 B씨는 13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총 8,658개를 54번 처방받았다.

올해는 1번의 진료로 2,190개의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례도 있었다. 30대 환자 C씨는 6개월 동안 단 1개 의료기관에서 1번의 처방으로 2,190개를 처방받았다. 이 세 사람의 경우 ADHD 치료제의 중독 등 약물의존이 매우 의심되는 사례이다.

과잉처방 혹은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도 발견되었다. 2022년부터 2024년 6월까지 환자 1인당 ADHD 치료제를 처방한 의사를 확인해보니 최근 3년간 계속 같은 의료기관 1위인 점을 확인했다. 현재 해당 의료기관과 의사는 식약처가 집중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DHD 치료제의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식욕감소, 불면증의 부작용이 있으며, 심하면 틱 장애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5년간 371건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식약처는 올해 9월 13부터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기준’에 메틸페니데이트를 추가하여 ADHD 또는 수면발작의 치료목적으로 처방을 제한했다. 현재는 3개월 초과 처방과 투약을 금지하고, 의학적 사유 없는 처방을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마약류 취급 업무정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의 처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오·남용으로 문제되던 마약류 의약품 성분인 졸피뎀과 프로포폴, 펜터민 역시 장기처방 금지 등 처방 기준을 지정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윤 의원은 “철저한 마약류 오·남용 관리로 진짜 필요한 환자에게 치료제가 제때 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가 마약류 오·남용 관리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심평원의 마약류 의약품 급여 처방 내역을 연동하여 분석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스템 연계로 과도한 마약류 비급여 처방의 의심 사례를 빠르게 확인하고 점검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