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연구원 51명 대비 퇴직자 33명, 이직률 65%
김재원 의원 "연구과제 관리 강화 대책 필요"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이 '교수 양성소'로 전락해 존재 이유를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위해 2009년 3월 설립된 보의연이 연구직원의 잦은 이탈로 연구의 연속성과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은 2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연구원 퇴직자가 33명"이라며 높은 이직의 이유를 물었다.
보의연의 자료에 따르면 개원 이후 5년간 정규 연구직 퇴직자가 △2010년 4명 △2013년 7명 △2014년 10월 현재 9명으로 최근 5년간 2.3배 급증하였고, 총 33명이나 되어 현재 정규 연구직원 51명 대비 65%가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33명 중 42%에 해당하는 14명이 대학교수로 이직하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4명, 건강보험공단으로도 3명이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일이 1, 2월과 7, 8월에 78%나 몰려 있어, 아직 옮겨갈 직장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해 대부분의 퇴직자가 대학교수로 이직하거나 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의연 임태한 원장은 "연구자들이 자기 개발이 되면 대학으로 이직한다"며 "(보의연이)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외연을 넓힌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정부) 정책과 무관한 연구로 교수 양성소로 전락했다"며 "(연구원들이) 개인 연구에 몰두하다 교수로 가버리는 것인데 이런 기관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질책했다.
'외연을 넓힌다'는 답변에 목소리를 높인 김 의원은 "정신이 온전한 상태인지 어이가 없다"며 "(연구원들이) 하는 연구가 뭔지 체크해 달라"고 세부 연구 항목을 확인할 것으로 요구했다.
김 의원은 "(교수로 나간 연구원들의) 보고서가 채택된 것이 1.9%"라며 전혀 정책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최근 5년간 66억 2천만 원을 들여 완료된 연구과제 총 160건 중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보고서는 21건, 13.1%에 불과했다.
정책에 반영된 보고서 중 퇴직한 연구원들이 수행한 보고서는 고작 3건, 1.9%에 불과하여, 그동안 연구원들이 국민세금으로 정부정책 관련 연구보다 개인의 연구실적 쌓기에 치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연구원의 성과가 미흡하고 직원의 이직률이 증가하는 등 기관의 기능과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올해 5월 기획재정부는 '고용·복지분야 기능점검 추진방안'에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폐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의원은 “정책의 판단근거를 제공해야 연구원의 보고서가 대부분 정책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정책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예산낭비가 심각하고 연구원의 설립 취지조차 무색한 실정"이라며 "정부는 연구원이 대학교수의 양성소로 전락하지 않도록 연구과제 관리 강화와 숙련된 전문연구인력의 유지·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25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