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지난해 국내 HIV 감염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전세계 신규 HIV 감염인은 줄어들고 있으나 국내는 점차 증가하여 누적 감염자가 1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국내 신규 HIV 감염인 10명 중 7.5명 이상이 20~40대의 젊은 환자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UN 에이즈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신규 HIV 감염인은 2000년 310만명에서 2015년 2010만명으로 약 32% 감소한 반면, 국내 신규 감염인은 2000년 244명에서 2015년 1,152명으로 약 4.7배 가량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기준 내국인 HIV 누적 감염인이 1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누적 HIV 감염인 수가 매년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에이즈라는 천형이 의학기술의 발달로 걸리면 곧 죽는 병이 아니라 만성질환과 같이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되었기 때문이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가 발전하면서 HIV 관련 이환율과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다.
전세계 신규 HIV 감염인 줄어들고 있으나 국내는 증가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누적 HIV 감염인 및 에이즈 환자 내국인 수는 총 10,502명으로 생존 감염인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 센터장인 진범식 교수는 “HIV는 이제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해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었으나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내 신규 감염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감염 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기간에 타인에게 전염시키는 가능성이 높으므로 국내에도 전 세계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듯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발표된 HIV/AIDS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 권장 시점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환자의 연령과 CD4 T 양성 세포 수를 기준으로 치료 시작 시점을 결정했으나 이제는 면역상태와 관계없이 모든 HIV 감염자에게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최신 HIV/AIDS 치료 트렌드는 조기치료
특히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도입이 강조된 것은 부작용을 줄여주고, 치료 혜택이 크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HIV 양성 통보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복잡한 편이다. 보건소 등에서 진행된 1차 검사에서 한번 양성이 나오면 다시 한 번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2번 연속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2차 확진 검사를 하게 된다. 또한 2차 확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인 경우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2차 확인 검사를 살펴보며, 양성인 경우에는 에이즈·결핵관리과 및 에이즈·종양바이러스과에 결과가 보고된다.
또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종양바이러스과는 HIV 확진 환자에 대한 본인 확인 검사를 수행한다. 여기서 HIV 감염이 확인되면 보건소 또는 병원급 이상의 기관에서 발부 받은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HIV 치료 전문의를 찾아 주치의가 지정한 검사를 받는다. 모든 검사가 끝나면 보통 1주일에서 최대 15일 후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치료제 복용에 관해 주치의와 상담하게 된다.
이렇게 복잡한 진단과정은 조기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뿐만 아니라 치료율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젊은층 HIV 감염 막기 위해 종합적인 예방·치료 사업 필요
실제로 국내의 경우 총 진료비 중 상당 부분을 정부에서 지원 받을 수 있지만, 감염인 10명 중 4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HIV 감염인 100명당 항레트로바이러스 평균 치료율이 67%에 이르지만, 국내의 경우 39%로 치료를 받지 않는 HIV 감염인 비중이 더 높다. 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 평균 치료율인 4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신규 HIV 감염인 중 20~40대 젊은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신규로 HIV 감염을 신고한 총 1152명 중 20대가 383명(33.3%)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78명(24.1%), 40대가 217명(18.8%)이었다. 20~40대가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이들의 90%가 성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 교수는 “조기치료는 감염인 자신에게도 유리하고 효과적인 완치법이나 예방법 없는 상황에서 다른 이에게 바이러스 전파를 줄일 수 있다”며 “국내 젊은층의 HIV 감염자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HIV 예방 및 치료 사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즈 환자들에게 적절하고 종합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감염 전문의와 종양 전문의, 피부과, 신경정신과, 사회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각 환자들에 대해 개별화된 관리를 해야 한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소아나 산모 환자에 대해서도 적절한 진료와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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