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수술 이후 일상으로 가려면 재활 교육 절실"
고대구로병원 심장재활 맡고 있는 김응주 교수 인터뷰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스텐트 등 다양한 심장시술이나 수술 이후 환자들은 또 다시 심장병이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어 재활 교육이 꼭 필요하다"
# 충북에 사는 한 환자는 최근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에도 가슴이 답답해 일상 생활을 하면 또 다시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 속에 살고 있다.
# 최근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서 시술을 받은 뒤 가까스로 목숨은 건진 30대 김 모씨(가명)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 병원을 나서기가 겁난다.
심장은 다른 장기와 달리 생명과 직결되는 '생명 기구'로 불린다. 심장 이상이 곧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심장질환으로 병원에서 시술이나 수술을 받았거나,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질병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심장질환자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하지만 국내 의료 현실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이다.
전국 권역별로 11개 심혈관센터가 운영되고 빅5 병원중 일부에서 심혈관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 심지어 의사들도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되는지 잘 모르고 있다.
최근 1호 심장재활 프로그램 교육생을 배출한 고려대구로병원 심장재활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는 김응주 교수를 만나 심장재활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 고대구로병원 스포츠클리닉에서 3개월 간 36회에 걸쳐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김응주 교수는 "뇌경색, 뇌출혈 등으로 재활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심장 시술이나 수술 이후에는 약물 이외에 재활을 받는 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약물치료와 함께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사망률을 줄이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심장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재활교육을 거치면 심장질환 재발로 인한 사망률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김 교수는 “심장환자의 경우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해 잘 관리했을 때 심혈관 사망률을 낮추고 얼마나 잘 관리했느냐에 따라 재입원이나 사망 정도에도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심장재활은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차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한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환자는 물론 의사들에게 조차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자신도 무지했던 의사 중 한명”이라며 “교과서를 쓰면서 알게 됐지만 보통 병원에서도 수술 후 심장환자 재활은 신경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대구로병원은 2014년부터 심장재활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고대구로병원 심장재활 프로그램의 핵심을 △자기 주도 △다학제 △토탈케어로 표현할 수 있는 통합적 치료라고 소개했다.
그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시술이나 수술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환자 스스로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의사 주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질환 재발이나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고 밝혔다.
▲ 김응주 교수는 “환자들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순환기내과, 스포츠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영양팀, 약제팀 등 다학제간 협력을 통해 자기 주도적 통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의 재활도 중요하지만 가정으로 돌아가 일상생활에서의 재활도 필요하다는 것. 특히 심장질환은 생활습관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재발을 막기 위해서 환자 주도적인 재활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만 이후에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관리 능력을 가지기 위해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자 중 재발이나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복귀가 어려운 환자들이 있다는 것. 이에 고대구로병원 스포츠클리닉에서 3개월 간 36회에 걸쳐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환자들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순환기내과, 스포츠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영양팀, 약제팀 등 다학제간 협력을 통해 자기 주도적 통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개월간의 심장재활 프로그램 교육을 이수한 환자를 지켜본 김 교수는 "3개월 과정을 마친 수료자들은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체크를 받기를 원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며 "이들의 재활 과정을 살펴보니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질환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심장재활에 대한 인식 부족과 더딘 건강보험 급여화를 꼽았다.
정부는 4대중증질환에 대한 급여 확대를 추진해 일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심장재활 부분은 '다른 나라' 이야기이다.
그나마 2000년대 중반 정부에서 권역별 심혈관센터를 전국 11개 병원에 지정해 심장재활을 의무 사업으로 포함시키면서 운영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전국에 심혈관센터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심장재활 치료 과정은 대부분 '인정비급여' 상태로 본인 부담 비율이 높다"며 "보험화가 되면 심장재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교수는 앞으로 환자들이 개인 주도적으로 심장재활을 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배포하는 등 심장재활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