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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건강에 심각한 위해 초래

고혈압_당뇨_비만

by 현대건강신문 2016. 10. 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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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근 여러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개된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가 유행으로 번지며 버터 품귀 현상과 삼겹살 소비 증가로 이어질 정도로 국민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일상적인 식단에서 탄수화물 과다섭취를 피하는 수준을 넘어, 탄수화물을 전체 칼로리의 5-10% 정도로 줄이고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는 비정상적인 식사법이다.


문제는 이러한 식사 방법이 체중감량뿐 아니라 혈당 조절, 지방간 개선, 중성지방 감소와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수치 상승에 효과적이라고 보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문가인 의료진이 직접 방송 출연해 해당 식사법의 경험에서 비롯된 성공담으로 소개하면서, 시청자가 더 믿고 따르도록 오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전문 의학 5개 학술단체는 지금 유행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우려를 표했다.


이들 5개 전문학회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초반의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는 저탄수화물식이 조금 더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지방식과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의 경우 시행 초기 단기간 동안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조기 포만감을 유도해 식욕을 억제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종류가 제한되면서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극도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서 실제 연구에서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장기적으로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특히, 체중감량 효과의 여부보다 더 큰 문제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를 장기간 지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와 영양학적 문제이다.


지방 중에서도 특히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비정상적인 고지방식을 할 경우 다양한 음식 섭취가 어려워져 미량 영양소의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지방 섭취와 섬유소 섭취 감소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와 함께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데, 이 과정에서 케톤산이 증가하면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줄이면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그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제한되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이들 전문학회는 “그 동안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돼왔지만, 전세계의 모든 의학 및 영양학 전문가단체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이 잘 잡힌 식단으로 적정 칼로리를 유지하는 것이 비만,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바 있다”며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마치 탄수화물과 지방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과 행동을 몰아가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우려했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둘 다 모두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자, 동시에 비만과 관련해 자유로울 수 없는 요인이다. 탄수화물의 과다섭취가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기 보다는 설탕, 과당 등 단순당의 섭취가 문제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이에 5개 전문학회는 지금 유행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가 매우 심각한 국민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에 경각심을 갖고,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 를 권고했다.


첫째, 자기자신의 식사습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이를 각각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우리나라 식단은 탄수화물 비중이 평균 65% 수준이지만 성별, 연령별, 개인별 차이가 크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는 탄수화물 비중이 낮고 지방 비중이 높은 반면, 고연령층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향이 있다. 탄수화물 섭취는 65%를, 지방섭취는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의 경우,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와 같이 식이섬유를 비롯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 최근 설탕, 음료류, 아이스크림 등 단순당 섭취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상당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탄수화물과 지방비율을 위와 다르게 조절할 수 있지만, 영양적인 측면과 전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을 선택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심장이나 콩팥이 나쁜 환자, 심한 당뇨병 환자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와 같이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가 갑자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이 초래되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식사 방법에 대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극단적인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며 오히려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 늘리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만이 비만과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건강 식사 방법이며, 이외의 다른 묘법이나 쉽게 할 수 있는 편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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