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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중환자실, 환자 생명선 '비상'...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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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건강신문 2015. 8.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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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전문의들 "한국 중환자의학 대단히 허약"

아산병원 고윤석 교수 "중환자 시스템 이대로 심각"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높은 중환자실 사망률은 국내 중환자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 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에 앞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중환자실 전문의들은 현재 중환자실 시스템이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놓치고 환자들에게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고윤석 교수는 "중환자실을 보면 ‘세월호‘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현재 시스템으로 계속 가서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200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전체 의료비의 약 25%를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받는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의 퇴원 1개월 내 사망률은 23.2%에 달한다.

고 교수는 “빅5병원의 중환자실 하룻 밤 입원료는 80만원에서 150만원 선"이라며 "중환자실 비용의 절반은 비급여로 환자 보호자의 부담이 크고 에크모 등을 사용할 경우 그 비용은 엄청나다"고 소개했다.

국내 중환자의학 권위자인 고 교수가 지적한 중환자실의 대표적인 문제는 △중환자실에 대한 정보 차단 △중환자 전문의 부족 △중환자실 전문의·간호사 비용의 부적절한 책정 등이다.

고 교수는 "중환자실의 전문의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간호비용을 적절하게 보상하면 중환자들의 치료 기간이 단축되고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국내외 자료들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신종플루 대란이 있었던 지난 2010년 중환자실 전문의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있는 곳이 없는 곳 보다 15%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핵심은 '가장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환자실에 중환자를 보는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성인중환자실의 경우 44개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에서는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중환자실 전담의사가 강제 사항이 아니다.

특히 중환자실 전담의사의 자격도 규정돼 있지 않다.

효율적 중환자실 운영을 위해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중환자실 전문의가 상주하도록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고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중환자실에 순환 근무하는 전공의나 인턴도 전담의사로 규정하는 나라는 없다"며 "의료법에서 전공의와 인턴을 중환자 전담의사로 규정한 것은 중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환자실의 간호인력 규정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본 중환자실은 한 병상당 2명의 간호인력이 배치를 의무화 하고있고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도 한 병상당 간호사 1인 규정을 두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간호인력 배치에 따라 등급 차가 있을 뿐 인력 규정은 없는 상항"이라며 "중환자실에서 의사나 간호사 한 명이 환자 4, 5명을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보건당국은 한정된 재원에서 점진적으로 중환자실에 대한 수가를 올리고 급여확대가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 중환자실 시스템이 매우 왜곡돼 있어 개선을 위해 10여 년 전부터 건의했지만 보건당국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중환자실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전 세계 82개국에서 3,400명의 중환자의학 전문의들이 모이는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가 열린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3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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