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아시아태평양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대회 부위원장인 고려대안암병원 김선한 교수, 영남대병원 김홍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
한국인 손 기술, 건강보험 급여화, 앞선 IT 인프라
세가지 조화...복강경 전수한 일본서도 배우러와
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복강경 수술 비중 점차 늘어 전체 건수의 절반 넘어"
[현대건강신문=대구=박현진 기자] 국내 복강경 수술 수준이 아시아 최고 수준이란 주장이 나왔다.
20여년전 일본 등에서 복강경 수술법이 도입된 이후 국내에서 발전을 거듭한 끝에 아시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의료 후발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각별히 의미있는 사건이다.
아시아태평양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대회가 열린 2일 대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국내 유명 복강경 전문의들은 "한국이 아시아 복강경의 메카"라고 단언했다.
학술대회 부조직위원장을 맡은 고려대안암병원 외과 김선한 교수는 "복강경이 등장한 20년 사이에 의학 역사가 바뀌었고 그 한 가운데에 한국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이 아시아 복강경의 메가"라고 말했다.
김선한 교수는 "예전에 우리에게 복강경 술기를 전해주었던 일본 의사들도 한국에서 (복강경을) 배우기를 원할 정도"라며 "이번 학술대회에 아시아 각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복강경 학회 임원들도 국내 연구를 보기 위해 방한할 정도"라고 말했다.
복강경 전문의들은 20년만에 한국의 복강경 술기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로 △한국인 특유의 섬세한 손기술 △건강보험 급여화 △첨단 IT 기술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대장암 직장암 관련 자료를 보면 복강경 수술이 전체 수술의 68%에 달한다"며 "최고 수준인 홍콩도 60%이고 50%를 넘는 나라도 별로 없어 한국이 독보적인 복강경 수술건수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복강경 수술이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되면서 양적인 증가를 가져왔다고 밝힌 김 교수는 "의사들의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잘 조화돼 세계적인 수준으로 술기가 발전한 경우"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는 "국내 외과의사들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면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IT가 복강경 술기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에 관련 전문의들은 조금 다른 이견을 보였지만 복강경 술기를 배우는데 IT 인프라가 도움을 줬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했다.
김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복강경수술연구회에서 수술 시연을 펼치면 실시간으로 전국에서 이것을 보고 의사들이 토론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갖춰졌다"며 "우리나라 같은 IT 환경이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학술대회장을 맡은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김홍진 회장(영남대병원 외과 교수)는 "최근 의학 기술은 IT 산업과 융합돼 발전하고 있다"며 "10년마다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테크닉(복강경)을 잘 수용해 발전시킨 경우"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대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에도 초당 1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2일 HD해상도 보다 4배 높은 해상도를 보이는 4K 생중계 시연은 IT와 의료 분야의 융합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호성 교수는 "10기가바이트 데이터망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2개 병원에서 동시 생중계되는 라이브 수술 세션과 3D 입체영상의 복강경-로봇수술 동시 생중계가 이번 학술대회의 하이라이트"라고 소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최형오 교수가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 △동아대병원 김민창 교수가 상부위장관 수술 △서울대병원 정승용 교수와 경북대병원 최규섭 교수가 각각 대장암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비교 시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무총장을 맡은 김기성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학술대회에 오는 외과 의사들이 최신 의료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회사별로 개별 공간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3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