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특이한’ 전통은 여야간 심한 논쟁이나 인신 공격성 발언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화목하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19대 상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오제세 의원도 대외 행사에서 축사를 할 때면 '화목한 여야 복지위 의원들이 함께 노력해서'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18대에 복지위에서 '약간' 언성을 높인 사례가 있다. 보건복지부 이봉화 차관의 '쌀직불금 부정 수령' 의혹으로 국정감사가 파행을 치달았다. 이때에도 위원장을 맡았던 변웅전 의원은 "이 차관은 반성해야 한다"며 "화목하기로 유명한 복지위를 첨예한 논쟁의 자리로 만들었다"고 이 차관을 질책했다.
19대 하반기 국회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지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별다른 논쟁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뜻하지 않은 '논쟁거리'를 대한적십자 김성주 신임 총재가 제공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적십자 국제회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는지, 신임 총재로 업무 파악이 덜된 상태에서 국감을 치루기 힘들었는지, 김성주 총재는 국감을 일주일 앞둔 17일 김춘진 위원장을 찾아 국감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춘진 위원장은 "불출석을 불허했고 서면으로 내용을 제출해달라"고 답했고 대한적십자는 서면으로 총재 불출석, 부총재-사무총장 대리 증인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 문제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하반기 내내 쟁점으로 떠올랐다.
22일 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국감에 앞서 “김성주 총재가 오전에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폭탄 발언을 하자 여야 의원 모두 아연질색했다.
여당 간사인 이명주 의원의 전화까지 받지않는 ‘엽기’ 행태를 보인 김성주 총재의 중국행 과정이 밝혀지자 ‘합리적 보수’를 주장하며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절 보건복지 정책의 수립을 맡았던 김현숙 의원도 “국회에 대한 몰이해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적십자 국정감사가 열린 23일에는 논란이 최고조에 달했다. 3시에 시작한 국정감사는 김성주 총재 불출석 논란으로 40분 만에 정회했고 여야 논쟁 끝에 6시경에 속개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한걸음에 달려와 야당 의원들의 ‘동행명령장’ 발부 요청을 온 몸으로 막았다는 후문이 있었다.
여야는 결국 김성주 총재가 27일 오후까지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한다는 '어정쩡한' 결말로 국회의 '권위'를 세웠지만 기관증인 불출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김성주 총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김성주 총재는 국회에 나와도, 나오지않아도 야야 정치권의 ‘뭇매’를 각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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