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승용 대장내시경연구회 회장
"대장내시경 전문의 양성 과정 철저히할 것"
[현대건강신문 박현진 기자]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최근 대장 용종 및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대장 질환이 급증하면서 대장내시경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전문의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건강신문>은 지난 19일 대장내시경연구회 정승용 회장(서울대병원 대장암센터장)을 만나 대장내시경의 중요성과 우리나라 대장내시경 전문의 교육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대장 용종 및 대장암이 급증했다는 것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서구식 식생활 즉 과도한 육류 섭취 등 고지방식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승용 회장은 단순히 식생활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한다. 즉 유럽이나 미국 등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육류 중심의 식생활에 노출돼 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생활패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정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서구식 생활패턴이 급격하게 들어와 이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서서히 변화한 게 아니라 갑자기 이런 환경이 닥쳤다. 고칼로리 식단과 육류 섭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고칼로리, 육류 섭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과 함께 음주-스트레스-흡연 등의 원인이 크다. 이 때문에 서구에 비해 드물었던 대장 염증성 질환인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대장내시경이 중요하다. 특히 40세 이후 남성은 반드시 해 볼 필요가 있다”며 “40대부터 선종 비율이 올라간다. 가족력이 있거나 폴립이 있는 경우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대장암은 선진화된 나라는 증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증가율이 꺽였지만 우리나라는 증가추세다. 남자의 경우는 세계 4위”라고 덧붙였다.
대장내시경이 이렇게 중요해졌지만 우리나라 내시경 전문의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대장내시경 전문의는 수련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정 회장은 대장내시경 수련과정을 좀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이번 까지도 2년에 한 번씩 서류심사를 통해 내시경 전문의 자격인증을 줬는데 시스템을 변경해 수련병원을 지정하고 해당 병원에서 1년 이상 정해진 자격을 인증 규정을 완료하고 검증 받도록 했다”며 “내년부터 바뀐 시스템하에 전문의가 처음으로 배출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기존의 소화기내시경 전문의 수련과정에서 외과 개원가가 철저히 배제돼 있었다는 것. 현행 시스템에서 소화기내시경 전문의과정의 수련이 가능한 외과 개원가는 전국에 1,2개에 불과하다.
이에 정 회장은 “학회 내 연구회를 만들었다. 제대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내시경실이나 장비 인력 등 전체적인 환경을 갖춘 병원들을 위원들이 직접 방문해 현황이나 시설, 소득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통과한 병원에 한해서 수련의 교육을 신청한 곳이 30~40곳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연수강좌에 참여하는 인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렇게 관심이 늘어난 이유는 위기감이다.
정 회장은 “소화기내시경학회는 우수내시경실 인증제, 내시경 전문의제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고, 오래 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에 내시경이 포함돼 있다”며 “정부는 내시경의 질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때문에 소외될까봐 하는 개원의들이 있다.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대학병원에서도 합병증으로 천공이나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 만큼 수련 숙련도가 중요하다는 것. 이에 연구회에서는 수련 기준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한 해 동안 소화해야 증례가 150례 정도로 되어 있다”며 “소화기내시경학회도 대장내시경이 50례인 만큼 우리가 150례로 올리면 더 안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수가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장내시경 수가는 미국의 1/20 수준이라는 것.
정 회장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장내시경은 하면할수록 손해가 나는 시술”이라며 “하지만 안 할 수가 없다. 개원가들을 수익 보다는 환자를 잃지 않기 위해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장내시경연구회는 이번 연수강좌를 통해 대장내시경의 질 지표가 어떤 것들이 있는 살펴보고, 내시경 준비 과정과 시설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질 지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 등을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연수강좌에서는 처음으로 라이브 콜로노스코피 센션을 준비해 대장내시경의 여러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19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