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원익 원장은 ‘집중 및 주의력의 좋고, 나쁨’을 질병의 관점이 아닌 방향이라고 말한다. 즉 성인 ADHD를 병이 아닌 기질적으로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원익 원장 ‘2번 그게 너야’ 출간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무슨 일이든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풀어나가지 못하는 당신. 조용히 일정하게 일도 잘하고, 인간관계가 부드러운 주위의 친구들이 부럽기만 하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만 더 많아지고, 순식간에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만다. 때론 순조롭게 일이 풀리다가도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면 당황하거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일을 그르친다. 무엇이 문제일까?
일반인들은 물론 현직 정신과 의사들도 인정하지 않는 정신과 질환이 있다. 바로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이 질환을 연구하고, 직접 치료해온 마음누리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의 이원익 원장이 신간 ‘2번 그게 너야’를 출간했다.
<현대건강신문>은 불리한 위치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 ‘2번 그게 너야(오른쪽 사진)’를 출간한 저차 이원익 원장을 만나, 책을 편찬하게 된 이유와 성인 ADHD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불리한 위치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
이 원장은 ‘집중 및 주의력의 좋고, 나쁨’을 질병의 관점이 아닌 방향이라고 말한다. 즉 성인 ADHD를 병이 아닌 기질적으로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잘 되는 방향과 잘 안 되는 방향이 있다면 잘 안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복이 있는 2번은 불리한 방향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행동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불리한 방향으로 인식하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잘 안 되는 방향, 실패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사람의 특징인 기복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그 사람의 기질이라고 말한다.
2번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감정이나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결국 실패와 좌절, 불안과 분노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소아 ADHD 환자 60%, 성인 ADHD로 이어져
보통 소아 ADHD는 어른이 되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그럴까?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소아 ADHD 환자의 60%를 성인 ADHD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인구의 16~20% 정도가 ADHD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 조사에서는 4~7%가 성인 ADHD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연구결과들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조차 ‘성인 ADHD'는 없다고 할 정도로 질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인 ADHD 환자 중 제대로 치료 받은 경우는 0.2%에 불과하다. 급여체계 영향도 있다.
현재 성인ADHD 환자로 보험급여를 적용받는 경우는 소아ADHD 환자였던 경우만 인정되고 있다.
이 원장은 “많은 성인 ADHD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을 안 하는 사람 등으로 인식된다”고 말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많은 성인ADHD 환자들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물론 심할 경우 정신분열병으로 진단받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인식 바꿀 것인지 본인이 결정해야
이 원장은 그러나 “우울증이나 조울증 치료제의 경우 ADHD로 인해 나타난 2차적인 우울 증상에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효과는 없다”며 “계속 치료에 실패하면서 더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불리한 방향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기질의 특징은 한 마디로 기복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성인 ADHD는 그것이 감정이든 행동이든 기복이 심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책을 통해 자신의 불리한 방향 인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2번들에게 선택하라고 말한다.
첫째는 이 방향이 불리하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그 방향으로 살아가거나, 둘째, 이 방향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많은 불이익을 받아온 만큼 좀 더 유리한 반대 방향으로 인식을 바꿀 것인지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원익 원장은 “어떤 선택을 해도 틀린 것은 없다”며 “다만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선택에 따라 좀 더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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