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업 근로자가 다른 업종에 비해 혈액암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다는 정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맨 왼쪽)씨가 지난해 5월 17일 열린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산재사고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 발표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가 다른 업종에 비해 혈액암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다는 정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전보건공단은 2007년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생에 따라 2008년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 실시 이후, 관찰 자료의 부족 등 당시 역학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충분한 관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0년간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역학조사 결과, 반도체 여성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에 비해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의 발병 및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19배,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1.92배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2.52배, 전체 근로자 대비 3.68배로 나타났다.
고재철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사항을 종합할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20~24세 여성 오퍼레이터에서 혈액암의 발생 위험비가 높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클린룸 작업자인 오퍼레이터, 엔지니어 등에서 혈액암 발생 또는 사망 위험비가 높은 경향을 보였고, 현재보다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높았던 2010년 이전 여성 입사자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비가 높았다.
국내 반도체 제조업에 대한 다른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암의 증가, 여성의 생식기계 건강이상이 보고되었다.
혈액암 외, 위암·유방암·신장암 및 일부 희귀암도 발생 위험비가 높았는데 △피부흑색종 △고환암 △췌장암 △주침샘암 △뼈관절암 △부신암 △비인두암 등이 발생했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은 “ 반도체 근로자들이 일반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서 위암 등이 많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하고, 희귀암의 경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좀 더 추가 연구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역학조사 보고서에서는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과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반도체 제조업의 건강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실시할 것 등을 제안했다.
역학조사 보고서 전문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홈페이지(oshiri.kosha.or.kr)에 게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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