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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우리 아이 정확한 병명도 몰라"...병의원 떠도는 희귀질환자

건강

by 현대건강신문 2015. 8. 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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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못해 병의원 떠도는 희귀질환 '의료난민' 국내에도 수백만 명 있을 것”

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 "희귀질환 지원법 만들고 사회적 관심 절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한 환자가 여러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일명 '의료 쇼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병의원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다는 일부의 반론도 있었지만 환자들이 여러 병의원을 찾아다니는 것이 메르스 감염 확산에 일조했다는 지적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병명조차 알 수 없어 불가피하게 병의원을 떠돌고 있다.

한국희귀질환재단은 지난 21일 서울 용두동 서울시동부병원에서 워크숍을 가진 자리에서 '진단받지 못한 의료난민'이란 다큐 영화를 보며 희귀질환자의 애환을 공유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병명을 진단받지 못한 환자들은 주치의도 없고 의료지원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도 없다. 이 여행에서 혼자 남겨진 난민 같다"고 말했다.

이름 모를 병을 앓고 있는 딸을 둔 주인공은 미국 전역의 최고 의료기관을 오가며 40명이 넘는 의료전문가들을 만났다. 딸을 진료한 의사들은 모두 "정확한 병명을 모르겠다"고 말하며 진료를 주저했다.

주인공은 "의사가 환자에게 정확한 병명코드나 분류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없을 때는 의도치 않게 환자를 포기하는 것 같다"며 "병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노력을 했지만 답을 얻지 못하면 시스템을 의심하며 진료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환자들의 규모가 수 백 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다큐에서는 미확진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어디에도 그들의 기록은 저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영화 상영을 주도한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아주대병원 외래교수)은 "이 영화는 미확진 질병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작한 매우 드문 다큐멘터리"라며 "우리가 모르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우리나라에도 매우 많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3억 인구 중 2천5백만 명의 희귀질환 환자가 있지만 한국은 인구 5천만 명 중 2, 3만 명만의 희귀질환자들이 진단받고 등록돼 건강보험의 산정특례 지원을 받고 있다.

희귀질환의 '대모'로 알려진 김현주 이사장은 "수백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오진되어 있거나 난민처럼 병원을 전전하며 진단을 받기 위해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이런 '의료난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환자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희귀질환재단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받지 못한 희귀질환자 10명 중 3명 정도를 확진할 수 있다고 밝히며 진단 사업을 10여 년째 이어오고 있지만 민간 재원이 바닥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 이사장은 "희귀질환자 진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최근 희귀질환 관련법 제정 움직임이 국회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법적 기반을 확고히 해 예산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희귀질환재단은 오는 9월 희귀난치성질환 법 제정을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994년부터 국내 희귀난치성질환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진단 받지 못한 질환 환자의 확진을 위한 정부의 희귀질환 정책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많은 시민들과 기업들이 자발적인 지원과 나눔이 절실하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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