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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공화국 '사람을 살리자'..."괜찮을거야, 그럴수도 있어"

건강

by 현대건강신문 2014. 11.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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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들의 정신 상담을 맡았던 채정호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고는 사망자로 따지면 최고 사고는 아니지만 학생들이 대거 사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3일 세월호 침몰로 아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채정호 교수는 14일 열린 불안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이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괜찮을거야, 그럴수도 있어'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트라우마를 이길 수 있는 리질리어스를 높인다고 본다. 낙관성과 유연성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가톨릭의대 채정호 교수 "트라우마 이길 수 있는 '리질리언스' 중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 4월 16일 진도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사회가 트라우마에 얼마나 취약한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정신 상담을 맡았던 채정호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불안의학회 이사장)는 세월호 사고는 사망자로 따지면 최고 사고는 아니지만 학생들이 대거 사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채정호 교수는 10년 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사고를 떠올리며 "재난에 가까운 사고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학회를 구성해 공부도 하고 준비하며 팀워크를 다졌지만 대응 시스템이 국가적으로 전무해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14일 열린 대한불안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트라우마와 리질리언스'를 주제로 발표하며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사상자들의 정신건강 관련 조사를 소개했다.

"기존에는 백인이 트라우마에 잘 견딘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9.11. 조사 결과 아시아인이 트라우마에 강하다는 결과가 나와 의외였다"

하지만 채 교수는 이런 결과를 가지고 아시아인이 트라우마에 강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가 의미 있기는 하지만 9.11 사고 당시 뉴욕에서 빌딩에 거주한 아시아인들은 일반적인 아시아인과 같지 않다"며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직장도 가진 사람들이 느끼는 자긍심을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삼풍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 천안함 사고 등 수많은 재난적인 사건을 겪은 한국 사람들은 트라우마에 강할까"라는 질문을 던진 채 교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살면 트라우마를 많이 겪을 수 있다"며 "하지만 다양한 원인과 개인별로 트라우마에 대응하는 리질리어스가 달라 획일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똑같은 트라우마를 겪더라도 어떤 사람은 잘 극복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 발생한 재난 중 최초로 사고 경험자에 대한 정신건강적 분석이 시도된 천안함 침몰 사고에서는 의미있는 분석이 나왔다. 

침몰 사고 후 천안함에 탑승한 사병들은 트라우마 지수가 장교보다 높았지만 정서적인 부끄러움은 장교가 가장 높았다.

채 교수는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트라우마의 강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척수마비환자나 암환자의 경우에도 트라우마를 잘 이기는 환자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자살까지 진행될 정도로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이길 방법은 없을까.

채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 로제타라는 마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로제타는 많은 가정이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 주민들은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 먹고 애연가도 많았지만 △자살 △알코올중독자 △위궤양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곳 사람들은 많이 먹고 뚱뚱하긴 했지만 질병은 없었다"며 "생활 습관을 잘 살펴보니 대가족을 이루며 웃고 떠드는 것을 즐기며 살아갔다. 이런 분위기가 사람을 살린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채 교수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이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괜찮을거야, 그럴수도 있어'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트라우마를 이길 수 있는 리질리어스를 높인다고 본다. 낙관성과 유연성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2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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