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박용범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COPD 환자수는 당뇨병 환자수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지만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 환자수의 2.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사회경제적비용도 늘고 있지만, 조기진단의 어려움과 약제선택의 제한 등으로 인해 환자와 의사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COPD 검사 장면.
박용범 강동성심병원 교수 “조기 검진 통한 조기 치료 무엇보다 중요해”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사회경제적비용도 늘고 있지만, 조기진단의 어려움과 약제선택의 제한 등으로 인해 환자와 의사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 가빛섬 라브고쉬에서 GSK 주최로 열린 ‘전 세계 COPD 치료 트렌드’ 미디어 스쿨에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박용범 교수는 개정된 2014년도 COPD 진료지침에 대한 발표를 통해 COPD 치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COPD 환자수는 당뇨병 환자수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지만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 환자수의 2.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6년 5,329명이던 중증 COPD 환자가 5년 만에 11,071명으로 무려 119.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직접 병원을 방문해 COPD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단 2.1%만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COPD는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COPD로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COPD의 경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기도가 50%이상 폐쇄된 상태인 만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COPD는 우리가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는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 어려워지는 호흡기 질환으로 한번 좁아진 기도는 다시 회복시킬 수 없다. 현재 치료라는 것이 약물을 통해 더 이상 좁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급성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폐활량 측정을 기본으로 폐의 용적과 확산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폐기능 검사 병·의원을 늘려야 한다”며 “또 조기검진을 이해 국가검진사업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시켜 40세 이상 전 국민이 폐기능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COPD의 사회경제적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한 서울 아산병원 이상도 교수는 “의학의 발달로 암, 당뇨, 고혈압 등 사망률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며 “다만, COPD만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다른 만성질병들과 달리 COPD는 뒤늦게 발견된 질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도 고아병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환자가 발견되더라도 치료방법이 없어 의사들로부터도 외면 받았던 것.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이 분야에 대한 의약의 발전은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졌다. 완치는 어렵지만,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수준에 온 것이다.
문제는 보험급여 기준이다. 이 교수는 “약제들이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보험급여 기준이 그 질병에 걸린 환자의 서브그룹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그 기준 또한 매우 좁다”며 “학회차원에서 지침을 만들면서 50점을 60점으로 올리는데 몇 년이 걸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COPD의 경우 외래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의 경우 치료비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악화될 경우 뭉치돈이 들어간다. 관리를 잘 할 경우 이러한 급속 악화로 인한 입원이나 응급실행을 줄일 수 있어 오히려 보험재정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상도 교수는 COPD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낮추기 위해 COPD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면서 COPD의 가장 큰 원인인 흡연률을 감소시켜야 한다며, 또 △조기 진단을 위한 폐기능 검사 확대와 △흡입제 사용 등 올바른 복약지도, △예방접종 등을 통한 위험인자 회피 등 예방적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25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