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동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지만 예외적으로 심부전은 증가하고 있는 ‘심부전 패러독스’ 상태”라며 “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 사망 위험에 처한 환자를 살려놓지만 이들 중 50% 정도만 심장이 회복해 심부전 위험군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장질환자 치료 이후 심부전 발생 위험 이어져
심장질환자 줄어들지만 고령화로 심부전 위험 높아져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고혈압, 당뇨의 종착점인 심부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 낮아, 고령사회를 앞 둔 우리나라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에 큰 역할을 한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숨졌다. 그 당시 고혈압을 위험하다고 인식한 미국 의사들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심지어 어떤 의사는 ‘고혈압은 목소리가 큰 것과 비슷해 목소리가 낮아지면 별 이상 없듯이 혈압이 떨어지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뇌출혈로 숨진 이후 미국 제약사들은 항생제에 쏠린 관심을 고혈압 치료제까지 확대하고 이후 이뇨제가 개발돼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해 숨지는 사람들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75년 지난 지금은 ‘1940년대 고혈압’에 버금가는 위험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심부전’이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이 순환기내과 전문의들 중심으로 나왔다.
심부전이란 심장 근육이 약해져 온몸의 신진 대사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심장보다 커져 ▲호흡 곤란 ▲발목 부종 ▲만성 피로 ▲불면증 등이 발생한다.
2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심부전 관리체계 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는 “심부전은 심장이 온전하지 않다는 말로 일본에서 넘어온 용어로 ‘좌심실 기능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새 자동차 일때는 아무렇게 타고 다녀도 별 문제 없지만 (주행 거리가) 20만킬로가 넘으면 잘 관리해야하는데 우리 심장도 비슷해 고령이 되면 잡다한 고장으로 발생하는 심부전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의 사망이 3위 인점에 주목해 지난 2006년부터 ‘심뇌혈관질환 종합대책’을 마련해 고혈압, 당뇨 등 선행질환을 관리하고 있지만 빠른 인구 고령화 속도를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심부전의 원인인 고혈압과, 당뇨를 잘 관리하고 있어 심부전 환자의 발생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심부전의 발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심부전 유병률은 점차 증가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심부전 환자는 21%, 진료비는 53%가 증가했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1.5%로 75만명의 환자가 심부전으로 치료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토론회를 주최한 박인숙 의원은 "급증하고 있는 심부전 발생율과 진료 비용이 문제"라며 "환자에 대한 관리와 치원 쳬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부전연구회 전은석 회장(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연령별로 유병률의 차이가 커, 40세 이하에서는 1~2%, 65세 이상 노령 인구에서는 그 유병율이 10%에 이르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노령 인구에서 가장 중요한 입원·사망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들 질환에 대한 대책을 가동한 결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심활관질환자가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심근경색, 협심증 환자들이 1차 치료를 잘 마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있어 이후 관리도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동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지만 예외적으로 심부전은 증가하고 있는 ‘심부전 패러독스’ 상태”라며 “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 사망 위험에 처한 환자를 살려놓지만 이들 중 50% 정도만 심장이 회복해 심부전 위험군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론자로 나선 성균관대 약대 이의경 교수가 심부전 환자의 치료비를 분석한 결과 사망 직전 3개월 이내의 비용은 1천4백만원이고 사망 전 1년간 들어간 치료비는 2천7백만원에 달했다.
이 교수는 “비급여 비용을 추정해 포함시켜 분석한 결과 심부전 환자 1회당 평균 입원비는 4백~7백만원 선”이라며 “심부전의 경우 높은 재입원율과 사망률이 특징적이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강민규 과장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심뇌혈관예방관리법이 통과돼 오는 5월 30일 시행될 예정으로 다음주쯤 법안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라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심부전 환자에 대한 대책이 시행령에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일교차 큰 봄철에도 ‘심혈관 질환’ 주의해야 (0) | 2017.03.17 |
---|---|
뚱뚱하면 만성콩팥병 유병률-사망 위험 높아져 (0) | 2017.03.09 |
초중고생 비만율 16.5%...남고생 5명 중 1명 비만 (0) | 2017.02.23 |
당뇨병 있다면 ‘신생혈관 녹내장’ 조심해야 (0) | 2017.02.21 |
당뇨 환자 인슐린 주입 돕는 ‘아이포트 어드밴스’ 출시 (0) | 2017.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