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번 확진자 유가족 밝혀 "의료쇼핑 지탄받은 메르스 사망자, 감염 사실 전혀 몰라"

173번 사망자 유가족 '메르스 손해배상 소송 기자회견'서 밝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어머니가 173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인데 희생양도 아니고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메르스에 감염돼 3일만에 사망한 173번 환자 유족이 정부와 관련 병원의 행태에 강하게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양보호사였던 173번 환자는 강동성심병원 등 4곳의 병원과 한의원 1곳, 4곳의 약국 등 서울 강동구 일대의 의료기관을 잇따라 방문해 '의료 쇼핑' '슈퍼전파자' 의혹까지 받기도 했었다.

173번 환자 아들이 A씨는 9일 서울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메르스 사태 공익소송 기자회견'에서 "어머니(173번 환자)는 감기인 줄 알았지 메르스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격리전에 열나고 허리가 아프다고 말하는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A씨는 "함께 살던 어머니는 나와 아들이 감기를 앓은 뒤 열이 있어 나로부터 감기가 옮겨간 것으로 생각했지만 메르스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확진 전까지 비교적 건강하고 기저질환도 없던 173번 환자가 숨지면서 유가족들의 충격이 더욱 컸다.

▲ A씨가 기자회견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A씨는 173번 환자가 머물렀던 강동성심병원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며 "전문가 집단인 의사가 환자의 잘못을 들춰내려고만 했다"며 "병원이 공개한 CCTV 방송영상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아내과 부둥켜안고 밤새 울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73번 환자가 사망하자 '슈퍼전파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천여명의 접촉자를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관리했지만 추가적인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A씨는 "다행히 어머니로 인한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랬다"며 "유가족의 심정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소송대리인 자격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현호 변호사는 "(173번 환자) 유가족은 치료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동섬심병원으로부터) 진료기록 사본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추후 자료를 받아 정리한 뒤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