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줄어들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메르스 집중치료기관에서 치료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여전히 ‘전투중’이다. 사진은 메르스 집중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입구.
긴급 사태 발생하자 공공의료서 치료 전담
전문 의료 인력 부족해 민간서 지원 받아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슈퍼전파자가 나온 대학병원에서 응급차 사용을 꺼려해 결국 보건소 응급차량을 통해 환자가 이송됐다”
“평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던 공공의료기관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자 최전선을 지켰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경상남도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자 120km 떨어진 부산까지 의료피난을 가야했다”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면서 ‘천덕꾸러기’ 공공의료가 ‘신데렐라’가 됐다. 메르스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들 대부분이 국립대병원이거나 지자체 소속 의료원이기 때문이다.
27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줄어들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메르스 집중치료기관에서 치료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여전히 ‘전투중’이다.
지난 25일 메르스 집중치료기관인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 주차장은 정적만 흐를 뿐이고 환자들의 보이지 않고 의료원 관계자들이 입구에서 출입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을 하고 있었다.
메르스 확진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의료원 본관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의료진들만 오갈 뿐이었다.
한 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진들이 한 달째 치료에 매달리면서 많이 지쳐있지만 환자를 살려야한다는 생각하나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에 참여하는 일부 의료진들은 감염을 우려해 퇴근을 하지 않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7월을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집에서 옷가지 등을 준비하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대한병원협회 회의에 참석해 물적 인적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25일 현재 연세대의료원에서 간호사 파견을 결정했지만 대부분의 병원들은 파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공공의료기관은 격리 병실을 운영하라는 지자체의 연락을 받은 뒤 기존 입원 환자를 퇴실 조치하고 의심 환자 입원을 진행했다.
경기도 구리시 카이저 재활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메르스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카이저 병원에 입원했던 40여명의 환자들이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송된 환자들은 대부분 중환자들로서 1인 1실로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 국립중앙의료원 메르스 환자 치료 병상 입구.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면서 ‘천덕꾸러기’ 공공의료가 ‘신데렐라’가 됐다. 메르스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병원들 대부분이 국립대병원이거나 지자체 소속 의료원이기 때문이다.
파주병원은 카이저 재활병원에서 이송된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일부 열이 나는 환자들을 음압격리병상이 있는 수원병원으로 이송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온 병원의 환자들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주병원은 메르스 감염 확산을 우려한 시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장례식장 이용객들은 발인 때까지 환자를 받지 말라고 항의했다. 메르스 의심환자 전용 치료병원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감염을 우려하여 파주병원은 장례 관련 비용을 전액 감해주고 다른 장례식장으로 안내했다.
기존 환자들이 빠져 나가고 메르스 의심환자를 전담하여 치료하고 있는 파주병원은 지역으로부터 완전 고립됐다. 파주병원 한 간호사는 “갑작스런 경기도의 지시에 병원 전체는 혼란에 빠졌다”며 “불가항력적으로 메르스 발생 병원의 환자를 수용하라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로 공공 의료와 방역 체계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대대적인 방역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이 23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환자관리 컨트롤 타워 구성하고 보건의료는 물론, 국가안보 차원의 국가방역시스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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