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운전 전체 교통사고의 20% 차지"
"수면무호흡증환자, 뇌졸중-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높아"
"보건당국 수면장애 위험성 인식하고 수면검사 보험화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심혈관질환,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건당국이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수면학회 학술대회 위원장인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내 보건의 '사각지대'에 수면장애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60개국 2천여명의 수면의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학술대회에서 세계 각국의 수면장애 관련 발표를 소개한 홍승봉 교수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등 주변국가에서도 수면장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수면검사를 대다수 국민들이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보건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은 교통사고, 뇌졸중,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배~7배까지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졸음운전이 교통사고 원인의 20%를 차지한다. 택시, 버스, 화물차, 트럭 운전자 중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경우가 다른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운동을 하지 못하면서 살이 찌고 이것이 수면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미국의 경우 수면검사를 통해 수면장애가 발견되면 치료를 받기 전까지 버스운전 면허증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코에서 심근경색 환자 780명을 조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을 겪고 있는 환자가 65%에 달했다. 심근경색 환자 중 6,7명이 수면무호흡증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양압호흡기을 착용하게 한 뒤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수면 장애가 고혈압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필리핀 연구진이 수면 부족과 고혈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경우 고혈압 발생률이 130%나 높아졌다.
대만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수면무호흡 환자들에게 양압호흡기를 착용하게 한 뒤 혈압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공복시에도 혈당이 높은 사람 중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았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한 결과 혈당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홍 교수는 "국내 수면 장애 환자가 전체 인구의 30~40% 정도로, 국민 대부분이 겪고 있는 질병임에도 수면검사는 손쉽게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건당국이 수면 장애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방적인 투자는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아 보건당국에서 덜 관심을 갖는데 '사후 약 방문'식으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 뒤 재정을 투입하기보다 예방적인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많은 국민들이 겪고 있는 질병인 만큼 수면검사가 건강검진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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